라인드라이브 타구도, 커다란 포물선도 걸리면 넘어간다.
LG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이 또 한 번 괴력을 발휘했다. 오스틴은 1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 4번 1루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3안타 3타점으로 맹활약하며 9-3 역전승을 이끌었다.
1-3으로 뒤진 6회 선두타자 김현수가 좌중간 안타로 출루한 뒤, 오스틴은 홍정우 상대로 1볼에서 파울 타구를 6개 연속 때려냈다. 홍정우는 140km 초반의 직구와 130km 초반의 슬라이더를 섞어 던졌으나 계속해서 파울이 됐다.
오스틴은 9구째 132km의 낮은 슬라이더를 걷어 올려 좌측 담장을 향해 커다란 타구를 날렸다. 밤하늘을 향해 날아간 타구는 펜스를 넘어가는 동점 투런 홈런이 됐다.
그런데 홈런의 발사각이 39.8도였다. 보통 홈런 타구를 만들어내는 이상적인 발사각은 25도 전후다. 40도 이상의 발사각으로 홈런이 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오스틴의 파워가 대단한 것이다. 오스틴의 큰 포물선 홈런(비거리 116.2m)은 6.37초의 오랜 체공 시간을 자랑했다.
오스틴의 괴이한 홈런은 지난 4월에도 있었다. 4월 20일 잠실 NC전에서 5-1로 앞선 7회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NC 좌완 김태현의 144㎞ 몸쪽 낮은 직구를 벼락같이 잡아 당겨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포를 쏘아올렸다. 타구는 라인드라이브로 총알처럼 펜스를 넘어가는 홈런이었다. 이 때는 발사각이 고작 19.7도, 타구 속도는 무려 180.1km였다. 역대급 타구 속도였다.
오스틴의 파워와 배트 스피드는 총알같은 홈런도, 엄청난 포물선을 그리는 홈런도 가능하다. 복덩이가 따로 없다.
오스틴은 올 시즌 61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1푼8리(239타수 76안타) 8홈런 44타점 39득점 OPS .867을 기록하고 있다. 타율은 3위, 타점은 2위, 득점은 3위, 홈런은 공동 7위에 올라 있다. 지난 2년간 LG의 외국인 타자 잔혹사를 끊고 맹활약하고 있다.
한편 오스틴의 이날 40도 발사각 홈런처럼 진기한 홈런은 팀 동료 이재원도 빼놓을 수 없다. 이재원은 5월 24일 인천 SSG전에서 엘리아스 상대로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 홈런을 쏘아올렸다.
타구 속도는 177.2km였고 발사각이 40.9도였다. 하늘 높이 솟구쳤다가 담장을 넘어갔다. 비거리 118.3m의 홈런은 체공 시간이 6.69초나 됐다. 오스틴이 홈런보다 더 높게 떴다.
아쉽게도 이재원은 홈런을 때린 다음날 허벅지 근육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지난 8일 1군 엔트리에 등록됐는데, 복귀 후 13타수 1안타(타율 .077)로 아직 제 컨디션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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