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타임 선발을 목표로 정했지만 안 좋은 걸 참고 하다가 상태가 더 나빠질 수 있어 한 번 쉬고 가기로 했다".
'푸른 피의 에이스' 원태인(삼성)이 잠시 쉼표를 찍는다. 삼성은 지난 11일 대구 롯데전을 앞두고 원태인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허리에 불편함을 느껴 선수 보호 차원에서 휴식을 주기로 한 것. 박진만 감독은 "원태인은 허리에 불편함을 느껴 한 번 쉬었다 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1차 지명 출신 황동재가 원태인 대신 15일 잠실 LG전 선발로 나선다.
14일 경산 볼파크에서 만난 원태인은 "9일 롯데전에 등판했을 때 1회부터 허리 근육이 올라오는 느낌이 들었다. 등판 다음 날 상태가 더 심해져 코칭스태프에 말씀드리고 (1군 엔트리에서) 빠지게 됐다"고 했다.
그는 "풀타임 선발을 목표로 잡은 만큼 올스타 브레이크가 얼마 남지 않았고 계속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고 싶었는데 참고 하다가 더 안 좋아질 수 있어 코칭스태프에 말씀드렸고 한 번 쉬고 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원태인은 "(최)채흥이 형도 돌아왔고 (황)동재도 잘 던지니까 (선발진에) 문제없을 것"이라고 동료들의 활약을 기대했다.
12일 상무에서 병역 의무를 마치고 복귀한 최채흥은 13일 잠실 LG전에서 아쉽게도 승리 투수가 되지 못했지만 5⅓이닝 3피안타 2볼넷 2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뽐냈다.
박진만 감독은 "최채흥이 말로만 자신 있게 하는 줄 알았는데 5선발이 아니라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을 담당할 정도다. 첫 경기 부담이 됐을 텐데 말로만 든든하게 얘기한 게 아니고 투구 내용도 아주 든든하게 잘 봤다"고 말했다.
이어 "커맨드가 좋아진 것 같다. 어제 볼과 스트라이크 차이가 그렇게 많이 나지 않았다. 스트라이크 같은 볼, 볼 같은 스트라이크를 던졌다. 마운드에서 자신감도 있는 것 같다. 1년 반 동안 군대 밥을 먹어서 그런지 자신감이 붙은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원태인 또한 "채흥이 형이 던지는 걸 다 봤는데 그냥 기분 좋더라. 전역 다음 날에 등판해 좋은 결과를 내는 게 너무 보기 좋았다"면서 "채흥이 형이 '긴장 엄청했다'고 하시더라. 잘 던지길 바랐는데 그렇게 되어 기쁘다"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최채흥과 함께 순위 상승에 앞장서겠다는 각오도 빼놓지 않았다. 원태인은 "채흥이 형과 함께 이끌어가겠다. 둘 다 욕심이 많고 서로 안 지려고 한다. 그동안 채흥이 형이 없어서 많이 허전했는데 다시 으쌰으쌰 해보겠다. 평소에 함께 운동하면서 의견도 자주 주고받는 사이니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태인은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도쿄 올림픽과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 이어 세 번째 성인 대표팀에 발탁되어 기쁘다. 그(국가대표) 자리를 내주기 싫다고 했었는데 지키게 되어 기분 좋다"고 말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향후 수 년간 국제대회에서 대표팀의 주축이 될 선수들을 적극 육성한다는 취지로 KBO리그 선수 중 만 25세 이하 또는 입단 4년 차 이하 선수를 대상으로 선발을 진행했으며 와일드카드로 만 29세 이하 선수 중 3명을 선발했다. 아마추어에서는 마산용마고 투수 장현석이 이름을 올렸다.
5년 차 원태인은 "명단을 보니까 선배보다 후배가 더 많은 것 같았다. 형 동생 할 거 없이 원팀이 되어 금메달 획득이라는 하나의 목표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그래도 제가 (성인 대표팀을) 두 번 가봤으니 후배들이 어떻게 해야 할지 물어본다면 이야기는 해줄 수 있을 것 같다. 도쿄 올림픽과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의 아쉬움을 반드시 만회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원태인은 오는 21일 대구 키움전 선발로 나설 예정이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