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에 등장한 괴물 신인 투수 바비 밀러(24)를 보고 클레이튼 커쇼(35)도 놀랐다. 자신보다 더 좋은 재능을 가진 투수라고 치켜세웠다.
밀러는 지난 24일(이하 한국시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에서 데뷔전을 5이닝 1실점 승리로 장식한 뒤 30일 워싱턴 내셔널스전 6이닝 1실점 승리, 5일 뉴욕 양키스전 6이닝 무실점 노디시전, 11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전 6이닝 무실점 승리로 호투 중이다.
데뷔 후 4경기에서 3승 무패 평균자책점 0.78. 23이닝 동안 안타 12개, 볼넷 7개로 2점을 허용했을 뿐 삼진 23개를 잡아냈다. 다저스 역사상 데뷔 첫 선발 4경기를 다 합쳐 2실점 이하로 막은 건 1981년 페르난도 발렌수엘라, 2016년 마에다 겐타에 이어 밀러가 역대 3번째. 아직 4경기밖에 안 치렀지만 애틀랜타, 양키스, 필라델피아 등 강타선 상대로 거둔 성적이라 더욱 인상적이다.
밀러의 활약에 커쇼도 놀랐다. 다저스 전문 매체 ‘다저스네이션’은 지난 14일 ‘커쇼가 밀러의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며 AM570 LA스포츠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밀러를 칭찬한 커쇼의 코멘트를 전했다.
커쇼는 “100마일만 던져도 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양키스를 상대로 던진 슬라이더가 진짜 좋았다. 정말 좋은 슬라이더였다. 커브도 좋고, 체인지업도 충분히 던졌다. 4가지 구종을 모두 갖춘 선수”라고 밀러의 강속구뿐만 아니라 변화구 구사 능력도 칭찬했다.
밀러는 포심 패스트볼 구속이 최고 100.4마일(161.6km), 평균 99.2마일(159.6km)에 달하는 강속구 투수이지만 5가지 구종을 고르게 구사한다. 또 다른 패스트볼 종류인 싱커(37.6%)를 중심으로 슬라이더(25.3%), 체인지업(15.6%), 포심(11.6%), 커브(9.9%)를 던진다. 슬라이더의 헛스윙 유도율은 42.6%에 달한다. 지금까지 슬라이더 피안타율이 9푼1리에 불과하다.
커쇼는 “밀러는 5가지 구종을 가졌다고 할 수 있다. 나는 커리어 내내 3가지 구종밖에 던지지 못했다”고 말했다. 전성기 시절 최고 97마일(156.1km)까지 던진 커쇼는 나이가 들어 평균 구속이 떨어진 뒤에도 포심 패스트볼, 커브, 슬라이더 3가지 구종을 구사하고 있다. 단순하지만 그만큼 확실한 구종과 커맨드로 롱런하고 있다.
그런 커쇼에게 강속구와 함께 5가지 구종을 가진 밀러는 충격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196cm, 99kg 우완 강속구 투수 밀러는 지난 2020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9순위로 다저스에 지명됐다. 마이너리그에서 육성 과정을 밟고 있던 중이었는데 더스틴 메이, 훌리오 유리아스 등 주축 선발들의 부상으로 빅리그 콜업을 받더니 빠르게 자리를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