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많이 맞아봐서..."
한화 최원호 감독은 1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를 앞두고 전날(13일) 올 시즌 첫 피홈런을 맞은 문동주의 투구를 분석하면서 자신의 과거 경험을 설명했다.
문동주는 13일 롯데전 선발 등판해 3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2⅔이닝 9피안타(1피홈런) 3볼넷 2탈삼진 6실점을 기록하고 강판됐다. 올 시즌 최다 피안타 경기였고 두 번째로 많은 자책점을 기록한 경기였다. 아울러 3회 윤동희에게 스리런 홈런을 얻어 맞으면서 올 시즌 첫 피홈런을 기록했다.
최원호 감독은 "어제는 사직 마운드를 처음 밟아보는 것이었고 직구 자체도 힘이 떨어져 보였다. 제구도 잘 안됐다"라면서 "그래서 포수 (최)재훈이가 변화구를 많이 요구를 했는데 전체적으로 안 좋았던 것 같다"라면서 "존에 넣으려고 했던 공들이 조금씩 빠져 나갔다"라고 했다. 문동주는 일단 오는 18일 키움전 등판을 예정대로 준비한다.
그래도 최원호 감독은 볼넷으로 위기를 자초하지 않았다는 것에 위안을 삼았다. 그는 "맞는 것이야 어쩔 수 없다. 스트라이크를 넣는 감은 있다는 것이다. 이제 여기서 디테일이 가미가 되어야 한다"라며 "또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경기를 끌고 가는 노하우들이 아직은 부족하다. 선발 투수를 하려면 꾸역꾸역 끌고 가는 경기들도 있어야 한다. 누상에 주자를 많이 내보내도 최소실점을 하는 경기들도 있어야 한다. 그러나 아직은 잘 던질 때 잘 던지고 무너질 때는 확 무너지는 경기들이 나온다. 어제 경기를 통해서 터득해야 할 것 같다"라고 웃었다.
한편, 문동주의 첫 피홈런에 대한 생각에 최원호 감독은 '자학'을 하면서 취재진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그는 "저는 홈런을 많이 맞아봐서 감이 없다. 홈런을 맞으면 그냥 1점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저는 그런 것으로 와닿지 않는다"라면서 "저는 한국시리즈에서도 홈런을 맞아봤다"라며 피홈런을 의식하지 않고 경기를 풀어가는 의연한 모습을 기대했다. 최원호 감독은 현역 시절, LG 소속으로 치른 2002년 한국시리즈 삼성과의 6차전 경기에서 마해영에게 끝내기 홈런을 얻어 맞은 바 있다. 이는 LG의 한국시리즈 2승4패 준우승을 확정 짓는 통한의 홈런이기도 했다.
한편, 한화는 이진영(좌익수) 정은원(2루수) 노시환(3루수) 채은성(지명타자) 김인환(1루수) 김태연(우익수) 문현빈(중견수) 박상언(포수) 이도윤(유격수)으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김민우.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