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팀 상대로 이 정도로 한없이 작아질 수 있을까.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나설 국가대표에 선발된 한화 3루수 노시환(23)이 고향팀을 상대로 충격의 무안타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노시환은 13일 사직 롯데전에서 여느때와 다름 없이 3번 3루수의 중심 타선으로 선발 출장했다. 그러나 노시환은 4타수 무안타 2삼진 1볼넷의 성적만 기록한 채 팀의 5-7 패배를 지켜봐야 했다.
이날 노시환에게 끊임없이 기회가 찾아왔다. 올 시즌 노시환의 득점권 타율이 2할1푼3리로 낮지만 노시환의 존재감과 아우라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날 노시환은 기회를 단 한 번도 살리지 못했다.
1-0으로 앞서가던 1회초 무사 2루 상황에서 중견수 뜬공을 기록했다. 우중간 방향으로 타구가 뻗어갔지만 외야를 가르지는 못했다. 2루 주자를 3루로 보내는데 만족해야 했다.
3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그나마 기여를 했다. 1-2로 역전을 당한 뒤 맞이한 3회초, 2사 후 볼넷을 얻어내면서 기회를 살렸고 이후 채은성의 좌전안타, 최재훈의 2타점 2루타가 터지면서 한화는 3-2로 리드를 잡았다.
이후는 아쉬움을 곱씹을 수밖에 없다. 6-3으로 재역전 당한 뒤 1사 1,2루 기회가 찾아왔다. 그러나 다시 한 번 우익수 뜬공에 그쳤다. 후속 채은성과 최재훈의 연속 적시타가 터지며 6-5까지 추격했지만 노시환이 앞서서 해결해줬다면 빅이닝이 만들어질 수 있었다. 아쉬울 수밖에 없는 이닝이었다.
그리고 8회 1사 1루 상황에서도 노시환은 다시 한 번 삼진을 당하며 이날 경기를 마무리 했다.
이로써 노시환은 올 시즌 롯데전 성적이 더욱 떨어졌다. 현재 롯데전 성적은 8푼3리(24타수 2안타) 1홈런 1타점 3볼넷 7삼진 OPS .393에 그치게 됐다. 올 시즌 9개 구단 중 롯데만 만나면 최악의 결과만 마주했다.
지난 4월26일 시즌 첫 롯데전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올 시즌 강한 ‘로나쌩’의 분위기를 풍겼다. 1회 첫 타석에서 스트레일리를 상대로 홈런을 쏘아 올렸고 6회 3번째 타석에서는 한현희를 상대로 안타를 뽑아냈다.
그러나 노시환의 좋은 기억은 여기까지였다. 한현희 상대로 안타를 때려낸 뒤 이후 롯데전 24타석 연속 무안타를 기록 중이다. 이 과정에서 볼넷만 3개를 얻어냈고 삼진은 7개를 당했다. 롯데에 좋지 않은 기억만 쌓여가고 있다. 노시환이 침묵하면서 한화는 롯데전 1승5패에 그치고 있다.
부산 수영초-경남중-경남고를 졸업한 부산 토박이였지만 2019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한화에 지명을 받으며 고향을 떠났다. 이후 대전에 정착했지만 올해 롯데전에서는 유독 아쉬운 모습만 남기고 있다. 통산으로 따져도 51경기 타율 2할2푼(182타수 40안타) 5홈런 24타점 OPS .628의 초라한 성적이다. 과연 노시환은 고향팀 앞에서 언제쯤 침묵을 깨고 깨어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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