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세 속에서 자칫 최악의 결과를 낼 수 있는 경기를 극복했다. 이 과정에서 팀은 다르지만, 2018년 프로에 입단한 동기생들이 강속구를 앞세워 데뷔 첫 홀드를 달성했다. 롯데 자이언츠 정성종(28)과 최이준(24)이 앞으로 필승조로 나아갈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을 했다.
롯데는 지난 13일 사직 한화전에서 난타전에 접전 끝에 7-5로 승리했다. 2연패를 탈출하면서 3위를 탈환했다.
롯데는 지난 주 1승5패로 최악의 한 주를 보냈다. 으레 지나가는 위기라고 볼 수도 있었지만 선수단 전체가 안 좋은 흐름 속으로 빠져들 수 있었다. 특히 휴식과 재조정을 위해 필승조 역할을 하던 김진욱과 김상수를 동시에 1군에서 말소시켰는데 연장전을 3번이나 치렀다. 젊은 투수들이 역할을 해주길 바라야 했는데 되려 구승민 김원중의 코어 필승조들에게 부담이 가중됐다.
아쉬움이 가득했던 지난 한 주를 뒤로하고 전열을 재정비해야 했다. 이날 한화전 승리만큼 확실한 전열의 재정비는 없었다. 선발투수가 긴 이닝을 버텨주면 더할나위 없었다. 그런데 첫 계획부터 어긋났다. 선발 등판한 찰리 반즈가 한화 타선에 고전했다.
윤동희의 3점포 등으로 6-3으로 앞서갔지만 반즈는 난타전 속에서 갈피를 잡지 못했다. 결국 4회 1사 만루 위기를 자초하고 3⅓이닝 만에 강판됐다. 뒤이어 올라온 진승현이 1사 만루 위기를 극복했지만 타이트한 상황이 이어졌다. 결국 6회초 다시 2실점 하면서 6-5까지 쫓겼다.
이미 6회까지 진승현 윤명준 김도규까지 모두 활용했다. 마무리 김원중이 등 통증으로 휴식이 예정됐기에 9회 마무리는 구승민이 맡아야 했다. 7,8회를 누가 맡을지 고심할 수밖에 없었다. 난세였다.
그러나 영웅은 난세에 등장했다. 6-5에서 7회를 맡은 투수는 정성종이었다. 지난 7일 1군에 등록된 정성종은 이날 시즌 3번째 등판이었다. 지난 10일 삼성전 홈런을 맞으며 1이닝 1실점을 기록했지만 구위 자체는 괜찮았다. 150km의 구위를 다시 한 번 뽐내야 했다. 정성종은 기대에 부응했다. 김인환을 삼진, 문현빈을 유격수 땅볼, 그리고 장진혁을 삼진으로 솎아내며 간단하게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50km를 다시 찍었다. 정성종은 통산 62경기 만에 데뷔 첫 홀드를 달성했다.
8회에는 정성종보다 더 중용 받고 있는 최이준이 맡았다. 최이준도 정성종 못지 않은 구위를 과시하며 올해 추격조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필승조 역할도 맡아야 했다. 그리고 주어진 임무를 확실하게 완수했다. 8회 선두타자 이진영에게 우전 안타를 맞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그러나 박정현의 번트 시도를 포수 파울플라이로 처리하며 한숨을 돌렸다. 그리고 한 방을 갖춘 노시환을 상대로 풀카운트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다. 이진영의 도루로 2루를 내줬지만 다시 한 번 고비를 넘겼다. 채은성은 자동고의4구로 내보낸 뒤 이날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하던 최재훈을 맞이했다. 그리고 최재훈까지 2루수 땅볼로 요리, 승리의 8부 능선을 넘게 했다. 최이준 역시 데뷔 첫 홀드를 달성했다.
정성종과 최이준은 대졸과 고졸이라는 차이가 있지만 2018년 프로 입단 동기다. 정성종은 인하대를 졸업하고 2018년 2차 2라운드 전체 13순위로 지명을 받았다. 장충고를 졸업한 최이준은 정성종보다 2순위 앞선 2차 2라운드 11순위로 KT 위즈의 지명을 받았다. 사회복무요원을 하고 있던 2020년 12월, 박시영 신본기가 포함된 트레이드 때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지명순위에서 알 수 있듯이 모두 파이어볼러 유망주로 각광을 받았고 병역까지 해결한 뒤 본격적으로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의 커리어에 잊지 못할 데뷔 첫 홀드까지 달성했다. 롯데는 최악의 상황에서 최상의 순간을 만들어냈고 필승조 후보들까지 만들어내며 값진 하루를 보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