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이승엽 감독이 첫 태극마크를 달고 음주파문을 일으킨 정철원을 향해 따끔한 조언을 남겼다. 데뷔 후 거칠 것이 없었던 정철원에게 이번 사건이 한층 성숙해지는 계기가 될 수 있을까.
이승엽 감독은 지난 13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와의 시즌 6차전에 앞서 우완투수 정철원과 김민규를 1군 엔트리에 등록했다. 음주 파문을 일으킨 정철원이 열흘간의 자숙을 마치고 복귀했다.
정철원은 김광현(SSG), 이용찬(NC)과 함께 지난 3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기간 동안 음주 논란으로 물의를 일으키며 국민적 공분을 샀다. KBO 조사에 따르면 3월 7일 선수단 도쿄 도착부터 13일 중국전 전까지 대회가 열린 가운데 정철원은 일본전 종료 직후인 11일 김광현과 함께 유흥주점에 출입한 것이 밝혀졌다. 이어 상벌위원회는 숙의를 거쳐 KBO 규약 제 151조 [품위손상행위]에 근거해 사회봉사 40시간, 제재금 300만원 징계를 결정했다.
정철원은 지난 2일 1군 말소 후 11일 동안 자숙의 시간을 가졌다. 이 기간 퓨처스리그 등판은 없었고,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징계 소식을 접했다. 두산은 정철원이 이탈한 사이 학교폭력 무죄를 선고받은 이영하를 콜업해 공백을 메웠다.
이승엽 감독은 “경기 전 정철원을 잠깐 만났다”라며 “부진, 부상, 어떤 다른 이슈를 불문하고 이제는 시즌 끝날 때까지 함께 했으면 하는 마음이다”라며 “(이번 사태가) 어떻게 보면 야구팬들, 후배들, 또 팀에게 좋은 영향은 아니었다. 팬들에게 미안한 감정을 가지면서 올 시즌을 치러야할 것 같다”라고 따끔한 조언을 남겼다.
이어 “사실 선수가 떠나 있는 동안 우리 선수들이 최선을 다했지만 힘든 경기가 많았다. 그러니 책임감을 갖고 남은 시즌 더 이상 이탈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덧붙였다.
정철원은 아쉽게도 이날 최악의 복귀전을 치렀다. 11-1로 크게 앞선 9회 마운드에 올랐지만 선두 박건우와 제이슨 마틴을 연달아 볼넷 출루시켰고, 김성욱의 야수선택과 윤형준의 3루수 뜬공으로 이어진 2사 1, 3루서 지난해 함께 호흡을 맞췄던 박세혁 상대 3점홈런을 허용했다. 초구 148km 직구가 야속하게도 우측 담장 너머로 향했다. 정철원은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김한별을 초구에 1루수 땅볼로 잡고 경기를 마쳤다.
한편 NC 이용찬 또한 13일 경기에 앞서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NC 강인권 감독은 “경기 감각은 그렇게 염려되지 않지만 마운드에서 올라가서 심리적인 부분을 어떻게 컨트롤하느냐가 제일 중요하다. 이용찬이 스스로 이겨내야 할 부분이라고 본다”라며 “반성할 부분은 반성하고, 이제 경기장에서 마음을 다시 다지고 자기 모습을 보이는 게 중요하다”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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