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리에게 예능 훈계질-앨범 강요..차라리 생활비를 걱정하라 [Oh!쎈 이슈]
OSEN 하수정 기자
발행 2023.06.13 18: 50

톱스타 이효리의 예능 행보를 두고 설왕설래다. 그녀의 예능은 여전히 '핫'하고, 이슈의 중심에 서 있지만, 이제는 그만 접고 가수로 컴백하라는 바람도 있다. 그러나 일부에선 마치 이효리에게 앨범을 맡겨둔 것처럼 가수로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닦달하는 모양새는 공감하기 힘들다. 
현재 이효리는 김태호 PD가 연출하는 tvN 예능 '댄스가수 유랑단'에서 엄정화, 김완선, 보아, 화사 등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MBC '놀면뭐하니'의 프로젝트 그룹 환불원정대에서 모티브를 얻어 시작된 아이템으로, 댄스 가수 계보를 잇는 국내 최고의 여성 아티스트들이 전국을 돌며, 사람들의 일상 속으로 들어가 다양한 팬들을 직접 대면하고 함께 즐기는 전국 투어 콘서트 이야기를 그린다. 
이효리와 김태호는 '무한도전'을 포함해 '놀면뭐하니', 티빙 '서울 체크인'과 '캐나다 체크인', '댄스가수 유랑단'까지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추는 중이다. 김태호가 MBC를 퇴사하고 가장 많이 작업한 연예인이 유재석이 아닌 이효리라는 점도 놀랍다. 

김태호 PD가 이효리에게 자주 러브콜을 보낸 이유는 단순하다. 늘 기대 이상의 결과물을 만들어 왔으니까. 
'무한도전'은 일회성 출연임에도 제주도 이효리 편 등이 레전드 회차로 남았고, '놀면뭐하니' 싹쓰리, 환불원정대 등은 방송은 물론 음원까지 메가 히트를 기록한 바 있다. OTT 플랫폼으로 옮긴 티빙 '서울 체크인'과 '캐나다 체크인'은 카메라 밖 인간 이효리를 재조명했다.
방영 중인 '댄스가수 유랑단'은 아이돌 판으로 바뀐 국내 가요계에서 5명의 조합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의미가 있는 프로그램이다. 심지어 시청률도 준수하다. 2회 최고 시청률이 4.2%(닐슨코리아 전국)를 기록했다.
핑클로 데뷔해 솔로 여가수로 정점을 찍은 이효리는 '텐미닛' '유고걸' '톡톡톡' '헤이 미스터빅' '치티치티뱅뱅'을 비롯해 휴대폰 홍보송 '애니모션' '애니클럽'까지 히트시키며 한 시대를 풍미했다. 
2017년 7월 발매한 정규 6집 이후로 6년째 솔로 앨범은 쉬고 있으며, 2019년 팬들을 위해 14년 만에 핑클 완전체가 모여 새 싱글 '남아있는 노래처럼'을 깜짝 선보였다. 그 사이에는 싹쓰리와 환불원정대 등으로 프로젝트성 음원을 발표해 무대 위 가수 이효리를 만날 수 있었다.
데뷔 26년 차로, 소위 말하는 이 바닥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다. 톱스타가 아니었던 적이 없었고, '유고걸' 시절에는 '브레이크 없는 벤츠'로 통했다. 그런 이효리가 과연 예능에 집중하느라 앨범을 내지 못하는 것일까. 이효리의 예능과 앨범은 별개로 보는 게 맞다. 물론 대중과 팬들 입장에서는 더 많은 앨범과 음원을 내주면 좋겠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효리는 2019년 9월 SBS 예능 '동상이몽2'에서 절친이자 작사가 메이비를 만나 앨범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공개했다. 메이비가 "음악은 더 안 하고 싶냐?"고 묻자 "하고 싶은데 세대가 달라졌다. 듣는 음악이나 유행하는 음악도 너무 다르고 엄두도 안 나서 뭔가 모르겠다. 자신이 없기도 하다"고 고백했다.
서울이 아닌 제주에 사는 이효리는 "계속 음악하는 친구들이랑 어울리면 '이 노래 뭐야? 좋네. 이거 한번 해볼까?' 이렇게 자연스러운 커넥션이 되는데, 지금 뭔가 하려면 '해야지' 이렇게 마음 먹고 누군가한테 연락해서 이렇게 해야 일이 이뤄진다.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서.."라며 열정만으론 쉽지 않은 환경이라고 털어놨다.
당시 이효리는 가수로서 고민거리를 그대로 드러내 주목을 받았다. "세대가 달라졌고, 유행도 달라져 자신이 없다"는 멘트는 천하의 이효리도 본업 앞에서는 얼마나 신중하고, 많은 걱정을 하는지 짐작케 했다. 그만큼 완벽하고 싶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최근 한 평론가는 "김태호랑 과거 울궈먹기 예능만 몇 년째 하고 있는 이유를 도무지 모르겠다"며 "전성기 인기를 회복하지 못해도 끊임없이 자신의 음악을 업데이트하면서 음반을 내는 마돈나, 카일리 미노그와 제이로의 길을 참고해야 한다"는 글을 적었다가 논란이 되자 삭제했다.
이효리가 꼭 마돈나와 카일리 미노그를 참고해 그들처럼 해야할 필요가 있나. 지금까지도 충분히 레전드였고, 그냥 이효리 그 자체만으로도 빛나는데. 예능 훈계질도, 앨범 강요도 크게 필요치 않아 보인다. 이효리 앞에서 그의 생활비를 걱정하는 것과 똑같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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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DB, MBC, tv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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