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6월 13일, 대한민국 가요계의 전설의 시작을 알린 그룹 방탄소년단이 어느덧 데뷔 10주년을 맞이했다. 방탄소년단이 지난 10년 간 걸어온 길은 K팝의 역사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방탄소년단은 미국 빌보드 메인 차트 1위를 시작으로 해외 유수 음악 시상식 섭렵, 그래미어워드 노미네이트, 미국 백악관 방문까지 감히 꿈꾸지 못했던 각종 업적들을 쏟아내며 글로벌 음악 시장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중소 기획사 출신의 힙합 아이돌 방탄소년단은 데뷔 초부터 주목받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들은 불굴의 의지와 끝없는 노력, 남다른 패기와 실력으로 성장의 성장을 거듭했고, 2017년 ‘LOVE YOURSELF 承 'Her''로 첫 '빌보드 200' 10위권에 진입하며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후 방탄소년단은 이듬해 ‘LOVE YOURSELF 轉 ’Tear’’와 ‘LOVE YOURSELF 結 ’Answer’’로 한국 가수 최초로 '빌보드 200' 1위에 오르며 파죽지세 행보를 보였다. 방탄소년단의 인기는 전세계로 뻗어나갔고 최초, 최고의 기록이 쏟아지며 ‘21세기 비틀즈’라는 수식어를 얻기도 했다.
특히 2020년 발매한 ‘Dynamite’로 한국 아티스트 작품 최초 빌보드 ‘핫100’에서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한 방탄소년단은 ‘Life Goes On’으로 한국어 노래로는 빌보드 차트 62년 역사상 최초로 1위에 올랐으며, ‘Butter’, ‘Permission to Dance’, 제이슨 데룰로와 협업한 ‘Savage Love (Laxed - Siren Beat)’ 및 콜드플레이와 협업한 ‘My Universe’ 까지 총 6곡을 ‘핫 100’ 정상에 올려놓았다.
이처럼 전무후무한 기록을 쏟아낸 방탄소년단은 해외 유수의 시상식을 석권하며 그 인기를 입증했다.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서 대상 격인 ‘올해의 아티스트(Artist of the Year)’를 포함해 5년 연속 수상에 성공했고,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는 6년 연속 수상과 더불어 총 12개의 트로피를 거머쥐며 역대 그룹 중 최다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처럼 방탄소년단은 동양인이라서, 팬덤형 아이돌 그룹이라서, 한국어 노래라서 안될 것이라는 온갖 편견을 뛰어넘고 팝의 본고장인 미국을 비롯해 전세계에서 인정받는 독보적인 가수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방탄소년단이 항상 화려한 성공의 기쁨만을 맛봤던 것은 아니다. 눈부신 성과 뒤 말 못할 고민과 괴로움도 있었다. 최근 진은 슈가가 진행하는 '슈취타' 콘텐츠에 게스트로 출연해 지난 2018년 'MAMA'(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드) 수상 당시를 언급했다.
당시 진은 수상 소감으로 "올해 초 많이 힘들었다. 해체를 할까말까 고민하기도 했다. 이렇게 좋은 성적을 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마음을 잡아준 멤버들에게 고맙다"라고 털어놓아 눈길을 끌었던 바. 이에 대해 진은 "그때는 'FAKE LOVE' 활동을 하면서 세달 동안 하루 정도를 쉬었다. 왜냐하면 회사에서도 '그렇게 해야 성공한다'고 했었고, 우리도 동의를 했었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그렇게 2018년에 일을 했는데, 심적으로도 그렇지만 몸적으로 너무 힘들어서 다 내려놓고 싶었다. '앞으로 이 일은 못하겠다, 그만두자' (싶었다)"라고 고백했다. 슈가 역시 동의하며 "논현동에 사무실에 있었을 때였다. 작업실에서 모두 모여서 그런 이야기를 했었다"고 말했다.
진은 "그런 감정을 (시상식에서)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싶었다. 팬분들이 들으시면 아마 부정적으로 들렸을 거다. 근데 이미 지나간 일이였으니까. 해체를 우리가 생각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결과적으로는 잘 됐으니까 이야기하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빌보드 1위 후 각종 기록들을 세워나가면서도 꾸준히 성공에 대한 부담감을 고백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고 팬들의 끝없는 지지를 바탕으로 다시 일어나 더 새로운 미래를 그려나갈 준비를 마쳤다.
현재 방탄소년단은 멤버들의 군 복무로 인한 공백기를 가지고 있다. 맏형 진이 지난해 12월 입대한 이후 제이홉 역시 지난 4월 군 복무를 시작했다. 다른 멤버들 역시 차례로 국방의 의무를 이행할 예정. 그룹으로는 잠시 쉬어가게 됐지만 멤버들은 어느 때보다 활발한 개별 활동을 통해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
그간 방송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개인으로 예능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하는가 하면 솔로 앨범 활동은 물론 다른 가수들과의 컬래버레이션 등 활동 무대를 넓혀 다채로운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면 방탄소년단이 앞으로 걸어갈 10년은 어떤 모습일까. 지난해 소속사 측은 방탄소년단의 군 입대 계획을 발표하며 "당사와 멤버들은 대략 2025년에는 방탄소년단 완전체 활동의 재개를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던 바. 하지만 변수는 존재하기에 완전체 방탄소년단을 언제 볼 수 있을지는 누구도 예측하기 어렵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7명의 멤버들은 언제가 됐든 아미 곁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것. 모든 멤버가 군 복무를 마치고 한 자리에 모일 방탄소년단은 새로운 챕터를 시작하고 다시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 갈 것이다.
여러 희로애락의 시간을 겪고 더욱 단단해진 방탄소년단은 이전과는 달라진, 한층 성장하고 성숙해진 모습으로 돌아올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머지 않아 시작될 방탄소년단의 두 번째 챕터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궁금증과 기대가 모아진다. /mk324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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