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선호(37)가 감독 박훈정(48)에 대해 “감독님이 저에게 이런 캐릭터, 이런 장르의 영화를 제안해 주셔서 감사했다. 그때는 박훈정 감독님이 ‘대안 없었다’는 말씀은 안 하셨고 배급사 대표님과 함께 ‘너와 같이 이 작품을 하고 싶다’고 하셨다”라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김선호는 13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제가 영화 ‘신세계’, ‘마녀’ 시리즈의 팬이었는데 박 감독님이 차기작의 주인공 역을 제게 제안주셔서 시나리오를 보기도 전에 ‘감사하게 만나겠다’고 했었다”라며 이 같이 밝혔다.
‘귀공자’(감독 박훈정, 제작 영화사 금월, 제공공동제작 스튜디오앤뉴, 배급 NEW)는 필리핀 불법 경기장을 전전하는 복싱선수 마르코(강태주 분) 앞에 정체불명의 남자 귀공자(김선호 분)를 비롯해 한이사(김강우 분), 윤주(고아라 분) 등 각기 다른 목적을 지닌 세력들이 나타나 광기의 추격을 펼치는 이야기를 그린 누아르. 2009년 데뷔한 김선호의 첫 번째 장편 상업영화다.
이어 김선호는 “연출자가 만든 콘티를 연출하기 위해서는 감독님과의 많은 대화가 필요하다. 연출자와 배우는 살아온 인생이 달라서 깊은 대화를 나누는 과정은 꼭 필요하다”며 “가령 초록색을 놓고도 누군가는 ‘푸르다’ ‘연둣빛이다’라는 등 모두 다르게 표현하는 것처럼 감독님과 작품에 들어가기 전이나 촬영 중에도 세밀하게 대화를 많이 나눴다”고 박훈정 감독과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저는 연기활동을 시작할 때부터 ‘다음에도 같이 작업하고 싶은 배우가 되자’는 생각을 가져왔다. 박 감독님이 이런 대본이 있다고 하시면서 새 영화 ‘폭군’의 출연도 제안하셨다. 대본을 보면서 재미있어서 또 같이 하게 됐다. 저의 촬영 분량은 끝났다. 다음에도 제게 같이 하자는 제안을 해주신다면 재미있게 잘할 수 있을 거 같다.(웃음) ‘폭군’을 하면서 감독님의 디렉팅을 ‘귀공자’를 할 때보다 더 수월하게 알아들을 수 있었다.”
그러면서 김선호는 박훈정 감독의 실물을 보고 놀랐다는 일화도 전했다. “전작들이 워낙 유명해서 박훈정 감독님의 이름과 작품명은 다 알았는데 사실 감독님의 얼굴을 찾아보진 않았었다. 근데 첫 미팅을 위해 실물을 뵀는데 너무 잘생겨서 놀랐다”고 첫인상을 떠올리며 웃었다.
이어 그는 “감독님을 만나자마자 하겠다고 말씀을 드렸고 이후 대본을 받아봤다. 근데 ‘와~나한테 이런 역할을 주셨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았다. 감독님은 대화를 통해 만들어가자는 얘기를 하셨다. 이번 작업이 참 재미있었고, 저한테 이런 역할이 들어와서 좋았다”고 털어놨다.
2편에 대해 그는 “2편에 관한 얘기는 안 하셨는데 ‘(귀공자가) 잘 되면 시리즈로 가자는 얘기는 나눴다.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씀하신 거 같다”고 귀띔했다.
‘귀공자’의 러닝타임은 117분. 청소년 관람불가. 6월 21일 극장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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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스튜디오앤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