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이 최고 시청률 5%를 기록하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모았다. 시청률 조사 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이날 방송된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의 수도권 시청률은 4.1%로, 남편이 친구를 만나고자 조건을 협상하는 장면에서는 시청률이 5%까지 치솟았다.
이날 오후 10시 30분에 방송된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에서는 재연 배우로 30년 이상 활동 중인 결혼 24년 차 홍승범권영경 부부가 함께했다. 남편 홍승범은 스스로를 국민 불륜남으로 소개하여 이목을 끌었다. 또한 홍승범은 과거 한 가게에서 “너 같은 사람한텐 안 팔아”라며 가게에서 쫓겨난 적이 있다고 웃픈 에피소드를 털어놨다. 심지어 선배 배우 김응수는 “나는 승범이가 결혼했는지 몰랐다”며 웃음을 더했다.
대학교 때 처음 만난 두 사람은 남편 홍승범이 3년 동안 아내를 따라다녔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는데. 남편은 “대학교 OT 때 춤추고 있던 아내가 너무 귀엽고, 예뻤다”며 “저 사람을 내 사람으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아내는 “남편이 연애 1년 동안 술, 담배를 한 번도 안 했고 성격이 너무 좋았다”며 이후 결혼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행복했던 결혼도 잠시 뿐이었던 걸까. 이어지는 관찰 영상에서 보여지는 부부의 생활은 아침 드라마를 연상케 하여 MC들이 연기라고 오해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사랑과 전쟁 실사판이다”, “드라마 같다”라며 MC들을 충격에 빠뜨린 부부.
부부의 아침에는 빛이란 사치다. 빛이 잘 들어오지 않는 집임에도 불구하고 아내가 집안 점등을 반대하기 때문. 남편은 어두운 집안에서 휴대전화의 손전등으로 비추면서 식사를 했다. 또한 시리얼을 먹으려는 남편에게 유통기한 지난 우유를 건네는 아내의 모습에, 오은영 박사는 “이거 드라마 아니냐”라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외에도 남편은 아내가 물은 물론 전기, 소변기도 물이 아까워 안 내리는 경우가 많다고 밝혀 놀라움을 샀다. 아내의 절약은 이것뿐이 아니었다. 부부는 동네에서 같이 분식집을 운영하지만, 남편에게 돌아오는 돈은 한 달에 10만 원. 남편은 용돈을 올려달라고 오열하기도 했다. 한편 아내는 “(절약이) 몸에 배어있다”라며 “지금 살고 있는 집이 너무 마음에 안 들어 이사 자금을 모으기 위해 돈을 아끼고 있다”라고 절약의 이유를 설명했다.
남편은 아내의 24시간 동안 계속되는 잔소리에 몸과 마음이 지쳐갔다. 생활은 물론 출퇴근도 함께하는 부부. 능숙하게 일하는 남편이지만 아내는 그저 못마땅하다. 남편은 “아내가 일하면서 거의 지적질만 한다”라며 서러움을 드러냈다. 결국 쌓여왔던 서운함이 폭발해버린 남편은, 응급실 이야기를 꺼내며 “입원한 3일 동안 가족들 아무도 연락이 없었다”라고 밝혔다. 이에 아내는 “그럼 나는 집에서 놀았냐”라며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아내의 눈물에는 안타까운 속사정이 있다. 두 부부가 자영업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본업인 배우 생활만으로는 생계유지가 어려워 가게를 인수하게 됐다고. 아내는 “고정 수입을 만들어야 배우 생활을 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제는 분식집이 우선이 되고 말았다“라며 남편이 아파서 출근 못 하는 동안 매출 손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아내 혼자서 장사를 했다고. 길어지는 말다툼에 결국 욕설을 뱉어버린 아내. 화가 난 남편은 자리를 피해버리는 상황까지 오게 됐다.
오은영 박사는 “두 분 관계에서 경제적 요인이 큰 갈등이신 거 같다”고 입을 열었다. “남편분에게 10만 원이란 돈의 액수가 중점이 아닌 거 같다”며 "자존심’의 문제다"라고 설명했다. “화폐의 의미뿐만 아니라 두 분의 관계가 고스란히 다 보이는 거 같다”고 지적했다. 또한 남편의 서운함에 대해 아내는 “아파야지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쉴 수 있는 분이다”라고 설명했다. “아내의 이런 점을 이해하지 못하면 이 서러움이 미움으로 바뀐다”고 경고했다.
장사가 끝나고 친구와 약속을 잡은 남편. 남편은 친구를 만나기 위한 조건이 있다고 밝혔다. 아내는 남편 친구에게 남은 떡볶이를 다 사야 한다고 말을 했다. 결국 남편의 친구는 남은 음식을 결제하고 말았다. 아내는 “남편은 술을 마시면 다음 날 출근을 하지 않는다”, “이런 식으로 조건을 달아야 술을 마시지 않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한편 술이라면 치를 떨 수밖에 없는 아내의 안타까운 사연도 공개됐다. 아내는 “아빠가 알코올 중독이었다”라며 어렵게 입을 열었다. 주사가 심했던 아빠 때문에 “아빠가 없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한 적도 있다”라고 말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또한 남편은 "장인어른과 매일 술 12병을 먹어 한 달에 술병만 400병 가까이 됐다"고 고백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부부의 일상을 지켜본 오은영 박사는 “아내는 이 세상 모든 것이 돈으로 귀결된다고 생각하시는 거 같다”고 운을 뗐다. 이어 “돈이 중요해 나머지는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으시는 것 같다”며 “가족의 기능을 잃으신 것 같다”며 “돈에 대한 개념은 죽을 때까지 잘 안 바뀐다”고 덧붙였다. 또한 장인어른을 평생 잘 맞춘 남편에 대해 “아내는 그 고마움을 함께 살면서 잊은 것 같다”, “화폐 가치로는 따질 수 없는 남편의 가치를 볼 줄 알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서 오은영 박사는 “이렇게 계속 가면 사이는 더 나빠질 것이다”라고 진단하며 부부 사이의 긴장감을 안겨줬다.
한편, 방송 말미 공개된 다음 주 예고편에서는 아직 끝나지 않은 전쟁, 7년째 섹스 리스를 겪고 있다는 사전 부부의 또 다른 문제가 공개된다. 사전 부부(2부) 방송은 19일 오후 10시 30분 '오은영리포트 - 결혼 지옥'에서 만나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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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