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은 지난 9일 대전 한화전에서 4-3으로 앞선 7회 2사 2루 찬스에서 ‘스리볼 타격’을 했다. 한화 투수 김범수의 4구째 직구에 배트를 냈지만 먹힌 타구가 나오면서 2루 팝플라이로 이닝이 끝났다.
바로 다음 수비에서 LG가 2점을 내주며 역전을 허용했고, 경기 흐름상 오스틴의 스리볼 타격이 아쉽게 보였다. 이날 LG는 한화에 5-6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하지만 염경엽 LG 감독은 오스틴의 스리볼 타격을 긍정적으로 봤다. 염경엽 감독은 “우리는 스리볼 타격을 한다. 그 상황에선 스리볼 타격을 하는 게 성공 확률이 높다. 1사 1,2루였다면 공 하나를 더 보는 게 맞지만 2사 2루에선 쳐야 한다. 볼카운트 3-1보다 스리볼에서 치는 게 확률이 더 높다. 야구는 확률 싸움이다”고 답했다.
실제 LG는 올해 염 감독 체제에서 스리볼 타격이 12번으로 리그에서 가장 많다. 그 다음으로 많이 한 SSG(4번)보다 훨씬 많은 타격 횟수로 키움과 KIA는 아직 스리볼 타격이 1번도 없다.
스리볼 타격 결과는 12타수 2안타 타율 1할6푼7리에 불과하다. 문보경이 2타수 2안타로 잘 쳤지만 박동원(3타수), 박해민, 오스틴, 오지환(이상 2타수), 이재원(1타수) 등 나머지 5명의 타자들은 모두 무안타로 물러났다.
염 감독은 “스리볼 타격은 실투가 들어올 확률이 높지만 선수들이 세게 치려다 보니 힘이 너무 들어간다. 아직 선수들이 익숙하지 않아서 그렇다. 볼카운트 2-0이거나 3-1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그 부분에 있어 선수들이 실패도 하면서 적응하는 과정에 있다”고 봤다.
LG에서 유일하게 스리볼 타격으로 안타 2개를, 그것도 2루타와 3루타로 장식한 문보경은 “운이 좋았다”면서도 “스리볼에서 들어오는 공의 코스가 중요하다. 가운데로 들어오면 친다고 마음먹고 100% 스윙을 한다”고 말했다.
염 감독이 스리볼 타격을 강조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스리볼에도 상대 투수들이 우리한테 쉽게 못 들어오게 하기 위함이다. 스리볼에도 친다고 생각하면 투수 입장에선 더 힘들어진다”며 상대 투수를 압박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대부분 타자들이 스리볼에서 공 하나 보는 게 정석인데 이런 공을 하나둘씩 치다 보면 투수들이 4구째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한 공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다만 지금보다 결과를 더 내야 한다. 염 감독은 “스리볼 타격은 최소 5할 타율이 나와야 한다. 실투가 많기 때문이다. 5할이 안 되면 효과가 떨어진다”며 구체적인 목표 수치도 언급했다.
염 감독이 스리볼 타격을 강조했던 지난 2013~2016년 넥센(현 키움) 사령탑 시절이 그랬다. 당시 4년간 넥센은 스리볼 타격시 46타수 23안타 타율 5할에 3홈런 27타점으로 뚜렷한 결과를 냈다. 이 기간 박병호(KT)가 스리볼 타격시 7타수 5안타 1홈런 8타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