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효리의 예능 출연이 저격당할 일일까.
김도훈 영화평론가가 가수 이효리의 예능 행보에 쓴소리를 날렸다. 음반을 내지 않고 ‘과거 울궈먹는 예능’만 하고 있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의견이었다. 김도훈 평론가는 이효리의 예능 행보를 ‘추억팔이’라고 지적했고, 해당 글이 공개되면서 ‘이효리를 저격했다’는 보도가 쏟아졌다. 결국 김도훈 평론가는 언론 보도까지 이어진 상황에 당혹감을 드러내며 글을 삭제했다.
김도훈 평론가는 지난 11일 개인 SNS에 “나는 이효리가 요즘 좀 안타깝고 안쓰럽다. 김태호랑 과거 울궈먹기 예능만 몇 년째 하고 있는 이유를 도무지 모르겠다. 그런 예능은 하면 할수록 잊혀지기 싫어서 몸부림치는 과거의 스타 같은 느낌만 더 강해질 뿐이잖아”라는 내용의 글을 게재했다.
이어 “이효리는 젊고 흥미로운 프로듀서 작곡가들을 모아서 동시대적인 음반을 낼 역량과 영향력이 충분한 아티스트아닌가. 정말 해야 할 일이 있는데도 계속 추억팔이 예능만 하고 있는 이 상황에 오랜 팬들이라면 ‘언니(누나) 예능에서 볼 수 있어서 반가워요’라고 할 게 아니라 짜증을 내는 게 옳다”라며, “전성기 인기를 회복하지 못해도 끊임없이 자신의 음악을 업데이트하며 음반을 내는 마돈나, 카일리 미노그와 제이로의 길을 참고해야 한다”라고 생각을 밝혔다.
이효리가 최근 김태호 PD와 함께 케이블채널 tvN 새 예능프로그램 ‘댄스가수 유랑단’에 출연한 것을 두고 생각을 남긴 것으로 보인다. 해당 프로그램에서 이효리는 가수 김완선, 엄정화, 보아, 마마무 화사와 함께 전국을 다니며 무대에 오르고 있다.
김도훈 평론가는 이효리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을 남겼을 뿐이지만, 사실 이효리의 예능 행보가 이렇게까지 공개적으로 저격당할 일인지는 의문이다. 특히 ‘잊혀지기 싫어서 몸부림치는 과거의 스타’, ‘추억팔이’라는 과격한 표현은 좀 과도해 보이기도 한다.
이효리의 본업은 가수이지만, 연예대상을 수상했을 정도로 예능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은 방송인이기도 하다. ‘댄스가수 유랑단’은 이효리가 가수로서 무대를 보여주는 프로그램이기에 팬들에게도 환영받고 있다. 물론 예능적인 요소가 강하지만 그렇다고 문제될 건 없어 보인다. 오히려 가수와 예능인 이효리의 정체성을 동시에 보여주는 방향으로 바라볼 수도 있다.
물론 가수 이효리의 새 앨범을 원하는 팬들이 많고, 이효리의 이름만으로 발표한 앨범이 오래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동안 이효리는 MBC 예능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의 싹쓰리와 환불원정대 그리고 프로젝트나 OST를 통해서 음악 활동을 이어오곤 했다. 이효리스러운 방법으로, 그가 즐겁게 할 수 있는 음악과 무대를 해온 셈이다. 또 이효리가 예능에 출연한다고 해서 음악 작업에 손을 뗐다고 볼 수도 없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만족할 만한 앨범을 위해 그 나름대로 치열한 노력을 할 수도 있다. 과격한 쓴소리만 들을 일은 아니다.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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