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딸기로 돌아왔다" 10년 전 신인왕의 모습으로…'스트롱베리'가 3위를 이끌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3.06.12 18: 00

“2013년 딸기로 돌아온 것 같아요."
NC 다이노스는 강인권 감독이 구상했던 100%의 완전체 전력을 갖췄던 시기가 거의 없다. 외국인 투수 테일러 와이드너는 개막 직전 허리 부상으로 두 달 가까이 시즌 시작이 늦었고  와이드너는 돌아왔지만 구창모가 전완근 통증으로 다시 이탈했다. 낙점받은 4,5선발이었던 신민혁과 송명기는 부진했다.
외국인 타자 제이슨 마틴은 개막 후 3경기만 소화하고 옆구리 부상으로 이탈했다.포수 박세혁과 내야수 서호철 박민우 박석민 오영수 등도 크고 작은 부상으로 1군 엔트리를 들락날락했다. 

NC 다이노스 이재학이 3회초 수비를 무실점으로 막고 박세혁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2023.05.27 / foto0307@osen.co.kr

1회말 무사에서 NC 선발투수 이재학이 역투하고 있다. 2023.06.04 /sunday@osen.co.kr

정식 감독 1년차에 강인권 감독은 머리가 아플 수밖에 없는 상황들이 반복됐다. 그러나 현재 NC는 시즌 전 약체라는 예상을 딛고 하락세로 돌아선 롯데를 제치고 당당하게 3위로 올라서고 있다. 지난 11일 창원 SSG전 8-4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면서 5연승을 질주했다. 특히 선두 경쟁을 펼치던 LG(2~4일), SSG(9~11일)를 상대로 펼친 6경기를 모두 쓸어 담으면서 선두권 경쟁에 참전했다. 
강인권 감독은 최근의 상승세에 대해 "선발진이 워낙 안정적으로 경기를 잘 풀어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 중심에는 NC 구단의 역사와 다름 없는 최다승(79승) 투수 이재학(33)이 있다. 
이재학은 지난 시즌이 끝나고 2+1년 최대 9억 원의 FA 계약을 맺었지만 올 시즌 1군 스프링캠프에서 배제됐다. 팀의 기조상 젊은 투수들에게 먼저 기회를 주면서 이재학은 자연스럽게 후순위 대기 선수가 됐다. 
NC가 LG 상대로 스윕에 성공했다. 잠실구장에서는 정확하게 6년 만이다. NC는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LG와 경기에서 3-1로 승리했다. NC는 2017년 6월 2일~4일 잠실 LG전 스윕에 이어 정확하게 6년 만에 같은 장소에서 같은 팀 상대로 스윕에 성공했다. 날짜로는 2191일 만이다. NC는 3연승으로 26승 23패로 4위 자리를 지켰다. LG는 32승 1무 20패가 됐다. 1위 SSG와는 1경기 차이다. 경기 종료 후 NC 강인권 감독이 이재학과 승리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23.06.04 /sunday@osen.co.kr
그럼에도 이재학은 담담하게 자신에게 언젠가는 찾아올 기회를 준비했다. 강인권 감독도 이재학을 전력 외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확실하게 전했다. 강 감독은 "고참 선수가 스프링캠프를 못 가게 되면 '이 시즌에 나는 배제되어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가질 것 같았다"라면서 "그래서 (이)재학이를 불러서 '너를 배제하려는 것이 아니다. 젊은 투수들을 눈으로 더 확인하고 싶은 것들이 있어서 젊은 투수들 위주로 캠프를 다녀오려고 한다. 너무 실망하지 마라. 믿고 있으니까 잘 준비하라'고 말해줬다. 그래서 절대 포기하지 마라고 했다. 시즌 중에 재학이가 분명히 해줄 모습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강인권 감독은 기다리던 이재학에게 기회를 줬고 이재학은 완벽투로 자신의 대답을 대신했다. 5월 21일 삼성전에서 시즌 첫 등판을 했고 4경기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 이상을 기록하며 2승1패 평균자책점 0.72(25이닝 2자책점) 18탈삼진 8볼넷 피안타율 7푼4리 WHIP(이닝 당 출루 허용) 0.56의 특급 성적을 남기고 있다. LG와 SSG를 상대로 스윕을 할 때도 이재학이 킬러 역할을 했다. 4일 LG전에서 6이닝 2피안타 1볼넷 1사구 3탈삼진 1실점(비자책점)을 기록했다. 10일 SSG전에서는 7이닝 2피안타 2볼넷 9탈삼진 무실점의 철벽투를 선보이고 있다. 
NC 다이노스 선발투수 이재학이 1회초 한화 이글스 채은성과 대결을 펼치고 있다. 2023.05.27 / foto0307@osen.co.kr
강인권 감독은 현재 이재학의 모습을 보면서 "2013년의 딸기로 돌아왔다"라고 말한다. 2013년은 이재학이 팀의 창단 에이스로서 신인왕까지 수상했던 시즌이었다.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의 투피치만으로 리그를 놀라게 했던 그때의 모습이 현재 연상된다는 것. 이재학은 당시 27경기 10승5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88(156이닝 50자책점) 144탈삼진의 성적으로 신인왕을 수상했다.
이어 "지금 패스트볼 구속이 상승해서 체인지업의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나는 것 같다. 제구도 훨씬 더 좋아졌다. 또 커터의 스트라이크 비율이 좋아지면서 왼손 타자들이 대응하기 힘든 부분들도 있다"라면서 이재학의 현재 모습을 평가했다. 이재학은 올해 패스트볼 평균 구속 140.2km를 기록 중이다. 2022년 139km, 2021년 138.1km에 그쳤던 구속이 상승했다. 최근 LG전 SSG전에서는 최고 구속이 146km까지 찍히기도 했다. 위력적인 패스트볼에 무브먼트가 심한 체인지업, 이재학의 트레이드마크였다.
베테랑 이재학이 간절하게 기다렸던 기회는 결국 모두가 힘겨워 하는 여름, NC가 더 높은 순위로 치고 올라갈 수 있는 힘을 제공했다. 잊고 있었지만 '딸기'의 제철은 여름이었다.
4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열렸다.6회말 2사 1,3루에서 NC 이재학이 LG 문성주를 외야 플라이로 처리하고 더그아웃으로 가며 동료들과 환호하고 있다. 2023.06.04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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