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예은이 엄정화, 명세빈 등 선배들과 ‘닥터 차정숙’에서 호흡을 맞춘 소감을 전했다.
12일 김예은은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 위치한 OSEN 사무실을 찾아 JTBC 토일드라마 ‘닥터 차정숙’ 종영에 대해 인터뷰를 나눴다. 김예은은 ‘닥터 차정숙’에서 내가 할 일은 남에게 미루는 게 몸에 밴 극도의 개인주의자이자, 90년대생 MZ세대인 가정의학과 레지던트 1년차 문채윤 역을 맡았다. 문채윤은 차정숙(엄정화 분)의 첫 만남부터 틱틱대는 말투와 과감한 언어 사용이 눈에 띄는 인물이다.
김예은에게 ‘닥터 차정숙’은 어떤 드라마였을까. 그는 “처음에 리딩 때는 ‘생각보다 코미디 요소가 많구나’라고 생각했고, 찍을 때는 그냥 무난하게 찍었던 것 같다. 저희 드라마가 의학드라마라고 하기에는 집중된 스토리가 아니어서 그냥 일상적인 드라마 소재들이라고 생각했다. 특별한 장르물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찍을 때는 그래도 의학용어가 대본에 많이 나오니까 용어를 공부했다”며 “열심히 공부를 했는데 제 대사에는 의학용어가 없더라. 처음에 그런 용어가 많이 쓰일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없어서 준비한 거에 대한 아쉬움은 있지만 다행이었다”며 웃기도 했다.
이어 김예은은 “일단 말들이 평소 쓰는 말을 하는 게 아니니까 어떻게 하면 자연스럽게 내뱉을 수 있을까 고민했다. 여기서는 ‘어떻게 더 못되게 하지?;하기에는 원래 말들이 못돼서 자연스럽게 내뱉는 연습을 했던 것 같다”면서 “촬영 도중에는 선배들과 친해졌지만, 촬영 전에는 ‘엄정화 선배에게 이런 말을?’같은 걱정이 있었다. 대사가 너무 하잖아요. 리허설 때도 정화 선배님이 장난도 쳐주시고 해서 유쾌하게 흘러갔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촬영장 분위기 역시 좋았다고. 김예은은 “다들 잘 챙겨주셨다. 저눈 대부분 가정의학과 사람들과 나왔고, 정화 선배님 아니면 세빈 선배님이랑 나왔는데 너무 잘 챙겨주셨다. 가정의학과 과장님으로 나오신 병춘 선배님도 친해지자고 모여서 가정의학과 끼리 회식하자 하셔서 다같이 모여서 얘기도 많이 나누고 응원도 많이 했다. 저한테 응원이 되는 말도 많이 해주시고, 정화 선배님도 매번 ‘어떻게 지냈어’하시고, 안아주셔서 매번 감동이었던 것 같다”고 표햔했다.
그는 “(선배들이)너무 진심으로 잘되길 응원해주시고, 그런 게 감사했다. 촬영 때도 없던 케미도 만들어오셔서 제안해주시고. 세빈 선배님이 직접 분량을 챙겨주시기도 하고 그런 면이 후배로서 너무 감사했다. 다들 겪어오신 시간이 있으니까 더 그렇게 따뜻하게 해주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채윤과는 거의 비슷한 점이 없다고 밝힌 김예은은 연기에 어려운 점이 있었냐는 말에 “표정을 연구한 건 아니고, 그냥 감정에 맞춰 연기했다. 평소에도 입을 많이 쓰는 것 같다. 유독 더 삐죽거리긴 했다. 친오빠 말로는 ‘너가 나한테 짜증낼 때랑 비슷하다’고 하길래 제가 ‘거짓말’이라고 했다. 오빠가 잘못을 해서 그랬을 거라고, 그럴 일이 없어라고 했다. 충격받았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실제로 편집된 장면도 있다고. 차정숙의 비밀이 병원에 알려지게 된 뒤, 이도겸(임현수 분)이 차정숙이 서인호(김병철 분) 교수의 아내인 것을 알려주게 된다고. 김예은은 “그걸 알고 정숙이 들어와서 못 바꿔준걸 미안하다고 사과하는데, 제가 사색이 돼서 괜찮다고 한다. 그게 삭제가 돼서 제가 갑자기 착한 척한다고 오해하는 시청자분들이 있더라. 채윤이도 사회생활을 해야하니까. 살아아죠”라고 숨겨진 장면을 언급하기도 했다.
가정의학과 레지던트 동기로 나온 엄정화와 호흡은 어땠냐고 묻자 김예은은 “정화 선배가 원래 레지던트 3명이 모두 노트에 교수님 말씀을 적는 건데, 정화 선배가 나만 노트로 쓰고 너희는 휴대폰으로 받아적는 게 어떠냐고 제안해주셨다. 디테일을 많이 생각하시고 제안을 많이 해주셨다. 원래 ‘백일당직’ 때도 그냥 ‘요즘에도 백일당직이 있냐’는 말인데, ‘그 뭐지뭐지? 백일동안~’이라는 멘트를 하고 그거에 받아치자고 해주셨다. 덕분에 저희가 한 컷을 더 받는 장점이 있었다”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닥터 차정숙’ 속 채윤이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 김예은은 “일단 채윤이는 깨달음을 느끼지 않을까요? 오만방자함을 떨었다가”라고 말하면서 웃음을 보였다. 그는 “자기가 숨겨야하는 상황이 있는데, 뭔가 한번에 모든 걸 판단하면 안된다는 걸 느끼지 않았을까 싶다. 오히려 도움을 줘야겠다고 생각해서 까탈스럽게 굴었는데, 정숙이가 이달의 의료인이 되는 것들을 보면서 자기도 열심히 해야한다는 깨달음을 느꼈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배우 김예은에게는 어떤 드라마로 남았을까. 김예은은 “저는 또래들이 많은 현장만 경험을 해서 늘 선배님이 많은 현장을 가고 싶었다. 선배님들의 에너지도 받고 싶었고, 좀 많이 보고 배웠던 것 같다. 선배님의 태도나 이런 것도 많이 배웠고 선배님을 보면서 많이 느낀건 ‘나 정말 좋은 어른이 되어야겠다’였다”고 밝혔다. 그는 “뭔가 좋은 영향력을 주지 않은 어른도 많은데, 되게 감사했다. 저도 선배님들의 자세를 배울 수 있어서 좋았고, 16부작 정극을 한 건 처음이었어서 그런 부분에서도 배울 게 많았다”고 덧붙였다.
롤모델이 있냐고 묻자 김예은은 “이번에 정화 선배님을 보면서 선배님처럼 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싱글로 사시면서도 너무 행복하게 자신이 이뤄낸 것을 자랑스러워 하시면서도 꾸준히 도전하시고. 근데 또 사람들에게는 꾸며진 게 아니라 진심으로 따뜻하게 대해줄 수 있다는 게. 그런 선배님의 여유로움을 배우고 싶다”고 알렸다.
또한 김예은은 “다음 작품에도 선배님이랑 더 해보고 싶다. 더 빨리 많은 노하우를 쌓고 싶다. 선배님이랑 이야기도 나누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서 “저는 주어지면 다 하는데, 완전 와일드한 것도 해보고 싶다. 터프한 것도 해보고 싶고, 완전 푼수도 가능하다. 시켜주면 뭐든 한다. 주어진 걸 최대한 해내려고 하는 편이라서 주어지면 더 잘할 수 있다”고 어필하기도 했다.
끝으로 김예은은 “앞으로도 정말 단순하게 일을 계속 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계속 쓰임을 받을 수 있고,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연기력을 갖춫ㄴ 배우가 되고 싶다. 누군가에게 ‘연기 좀 이상한데’ 소리를 듣지 않는 배우가 되고 싶다”면서 “저를 예전부터 봐주시던 분들도 ‘차정숙’을 보면서 너무 못됐다고 하시는 분도 있더라. 일단 드라마를 좋아해주셔서 감사드리고, 저를 기억해주셔서 감사했고 앞으로 더 조금 착하고 괜찮은 애로 나올테니까. 그만 미워해주시고, 그런 관심도 감사했다”고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한편, JTBC 토일드라마 ‘닥터 차정숙’은 20년 차 가정주부에서 1년 차 레지던트가 된 차정숙의 찢어진 인생 봉합기를 그린 드라마로 지난 4일 종영했다.
[사진]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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