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 레전드 출신 진갑용 KIA 수석 코치의 아들로 잘 알려진 롯데 진승현이 6월 평균자책점 0.00을 기록하는 등 완벽투를 과시 중이다.
경북고를 졸업한 뒤 지난해 롯데 2차 2라운드 지명을 받은 진승현은 데뷔 첫해 1군 경기에 10차례 등판해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9.00을 남겼다. 올해 들어 안정감이 배가 됐다. 6경기에 나서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3.68을 기록 중이다. 7⅓이닝 동안 볼넷 1개를 내준 게 전부. 7개의 삼진을 빼앗았다.
특히 이달 들어 단 1점도 내주지 않았다. 지난 9일 대구 삼성전에서 선발 나균안에 이어 8회 두 번째 투수로 나서 2이닝을 깔끔하게 지웠다. 당시 계투진 가용이 어려움을 겪었던 롯데는 진승현의 멀티 이닝 소화에 한숨을 돌렸다.
"아주 인상적인 투구였다. 진승현은 등판할 때마다 성장하는 모습이다. 제구가 좋고 마운드에서의 존재감과 자신감이 성장한 모습이다. 불펜 가용 인원이 제한적이었는데 진승현이 잘 던졌다". 래리 서튼 감독의 말이다.
진승현은 6월 무실점 행진에 대해 "그런 건 연연하지 않고 제 공을 던지고 그 상황에 맞춰 열심히 할 뿐"이라고 자신을 낮췄다.
볼넷이 눈에 띄게 줄어든 비결이 궁금했다. 진승현은 "구속에 대한 욕심보다 제구에 더 신경 쓰고 있다. 빠른 공을 던져도 한가운데로 몰리면 맞을 수밖에 없다. 최대한 코너 코너에 던지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 "(유)강남 선배님과 (박)세웅 선배님께서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구체적인 내용은 영업 비밀이라 공개할 수 없다"고 했다.
배영수 투수 코치와 강영식 불펜 코치의 지도 덕분에 커브의 위력도 한층 더 좋아졌다. 진승현은 "원래 커브를 던지면 많이 빠졌는데 배영수 코치님과 강영식 코치님께서 팁을 주셔서 확실히 좋아졌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아버지 진갑용 수석 코치와 매일 통화하는 진승현은 "항상 잘하고 있다고 칭찬을 많이 해주신다. 부진할 때도 마찬가지다. 공 좋으니까 피하지 말고 더 자신 있게 승부하라고 강조하신다"고 전했다.
진승현은 9일 경기 후 유강남과 함께 세리머니를 했다. 진갑용 수석 코치가 삼성 시절 '끝판대장' 오승환과 세이브를 달성한 뒤 승리의 세리머니를 따라 한 것. "예전부터 (기회가 된다면) 해보고 싶었다. 세이브 상황은 아니었지만 경기를 마무리했으니 한 번 해봤는데 새로웠다"고 씩 웃었다.
올 시즌 목표는 무엇일까. 진승현은 "모든 선수들이 그렇듯이 부상 없이 1군에서 시즌을 완주하는 게 목표다. 개인적으로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싶다. 2년 차 투수니까 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