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2번 타자가 대세다.
일반적으로 2번 타자는 발이 빠르고 작전 수행 능력을 가진 타자를 배치하는 편이다. 1번 타자가 누상에 나가면 희생 번트를 통해 주자를 득점권에 안착시키는 게 2번 타자의 통상적인 임무.
하지만 공격력이 뛰어난 타자를 2번 타순에 배치해 타선의 집중력을 중심 타선까지 연결시키면 대량 득점 가능성이 높아진다.
김현준(삼성)이 11일 대구 롯데전에서 강한 2번 타자의 전형이 무엇인지 보여줬다. 공격의 첨병 역할뿐만 아니라 해결사 본능까지 발휘했다.
10일 경기에서 6-3으로 앞선 7회 승부를 결정짓는 우월 3점 홈런을 터뜨리며 9-7 승리에 기여한 김현준은 이날 경기에서도 득점권 상황에서 타점을 올리며 6-4 승리에 이바지했다.
0-2로 뒤진 삼성의 7회말 공격. 2사 후 이재현, 김동엽, 김재성의 연속 볼넷으로 만루 기회를 잡았다. 김지찬이 2타점 적시타를 날렸다. 2-2 승부는 원점. 김현준이 타석에 들어섰다. 6회 전 타석에서 내야 안타로 타격감을 조율한 김현준은 우전 안타로 2루에 있던 대주자 김영웅을 홈으로 불러 들였다. 3-2 역전.
김현준은 3-4로 뒤진 연장 10회 김영웅의 좌중간 2루타, 김지찬의 희생 번트로 만든 1사 3루 찬스에서 우전 적시타를 날려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폭투와 피렐라의 중견수 플라이로 3루까지 진루한 김현준은 강민호의 끝내기 투런 아치로 득점을 올렸다.
김현준은 "앞에 타자들이 기회를 많이 만들어줬고 무조건 불러들이겠다는 생각으로 배팅했다. 경기 내내 (김)지찬이 형에게 '형 나가면 뒤에서 칠 테니까 무조건 나가라'고 얘기했다. 오늘 지찬이 형에게 답을 해준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이번 주 많은 팬들이 응원해 준 덕분에 힘이 났다. 앞으로도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