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군 퓨처스리그에서 2년간 18승을 거둔 상무 에이스 이상영(23)이 전역과 동시에 LG의 4선발로 낙점됐다. 케이시 켈리, 아담 플럿코, 임찬규 외에 확실한 선발 자원이 없는 LG는 이상영의 복귀에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 2021년 12월13일 입대한 국군체육부대 상무야구단 소속 KBO리그 선수 14명이 12일 전역한다. 그 중 가장 주목받는 선수가 LG로 돌아오는 좌완 투수 이상영이다.
이상영은 올해 상무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9경기에서 51⅓이닝을 던지며 8승1패 평균자책점 2.63 탈삼진 36개를 기록했다. 퓨처스리그 전체 최다 이닝을 던지며 다승 1위에 올랐고, 평균자책점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상무에서 첫 시즌이었던 지난해에도 22경기에서 리그 최다 119⅔이닝을 소화하며 10승3패 평균자책점 3.31 탈삼진 109개로 활약했다. 남부리그 다승 1위, 평균자책점 2위. 지난해 10월 대만에서 열린 U-23 야구월드컵 대표팀에서도 3경기(15⅓이닝) 2승1패 평균자책점 1.37으로 에이스 역할을 했다.
2년간 상무 소속으로 퓨처스리그에서 18승을 쓸어담은 이상영은 12일 전역과 함께 LG 선수단에 합류한다. 염경엽 LG 감독은 지난 11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이상영은 바로 합류해서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간다. 4선발이다. (결과를 떠나) 4경기 정도는 꾸준하게 로테이션을 돌게 할 것이다”고 밝혔다. 14일 잠실 삼성전 선발로 나선다.
부산고를 졸업하고 지난 2019년 LG에 1라운드 전체 5순위로 상위 지명된 좌완 이상영은 192cm 큰 키에서 팔이 옆으로 나오는 투수라 국내에 보기 드문 유형으로 평가된다. 염경엽 감독은 “개인적으로 이상영 투구는 영상으로만 본 것이 전부이지만 스태프들의 평가가 다 좋다. 키워볼 만한 투수라는 의견이 많다. 4선발로 자리잡았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사실 입대 전 1군에서 뚜렷한 실적을 낸 투수는 아니다. 1군 2시즌 통산 24경기(52⅔이닝) 1승1패 평균자책점 4.96. 지난 2021년 선발로 9경기에서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4.91을 기록했다. 하지만 2년간 상무에서 풀타임 선발을 돌며 스텝업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전역과 함께 4선발로 낙점됐다.
그만큼 LG의 선발진 사정이 좋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외국인 투수 둘에 임찬규가 토종 에이스로 자리잡아 1~3선발은 구색이 갖춰졌지만 4~5선발이 너무 약하다. 지난해 국내 1선발로 성장했던 좌완 김윤식(11경기 3승4패 5.29)이 부진 끝에 2군으로 내려갔고, 팔꿈치 굴곡근 부상에서 돌아온 이민호(3경기 2패 3.95)도 기복이 심하다. 시즌 초반에 기회를 얻었던 강효종(5경기 1승1패 5.40)도 성장통을 겪으며 2군으로 내려갔다.
염경엽 감독은 “국내 선발들이 좋지 않아 긴 연승이 없다. 시작부터 4~5점씩 주면 경기를 운영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일찍 내리면 (장기 레이스에서) 오버 워크가 걸린다”며 “4~5선발이 앞으로 남은 시즌의 키포인트다. 5선발은 여러 선수들을 돌릴 수 있어도 4선발은 6월까지 정착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민호가 주춤한 상황에서 예비역 이상영이 염 감독의 답답한 고민을 해소할 구세주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