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3루수 문보경(23)이 데뷔 첫 만루 홈런과 7타점 경기로 최고의 하루를 보냈다. 3번의 만루 찬스에서 싹쓸이 2루타와 만루 홈런을 폭발하며 7타점을 쓸어담았다.
문보경은 1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치러진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와의 원정경기에 7번타자 3루수로 선발출장, 만루 홈런 포함 4타수 4타수 2안타 7타점 1볼넷으로 맹타를 휘두르며 LG의 13-7 대승을 이끌었다. LG는 3연패를 끊고 1위 SSG를 1.5경기 차이로 추격했다.
1회 첫 타석부터 만루 찬스가 문보경에게 걸렸다. 1점을 선취하며 이어진 2사 만루에서 문보경은 한화 선발 장민재의 4구째 직구를 밀어쳐 좌중간 가르는 싹쓸이 3타점 2루타를 폭발했다. 스코어를 4-0으로 벌린 장타.
6-5로 역전한 2회에도 문보경에게 만루 찬스가 왔다. 2사 만루에서 한화가 투수를 한승혁으로 교체했지만 문보경의 배트가 힘차게 돌았다. 볼카운트 투스트라이크 이후 3~5구 연속 파울 커트로 승부를 이어간 문보경은 6구째 바깥쪽 높은 149km 직구를 밀어쳐 좌측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10m, 시즌 2호 홈런. 개인 통산 첫 만루 홈런이었다. 스코어를 10-5로 벌리며 LG에 승기를 가져온 결정적 한 방이었다.
7회에도 2사 만루 찬스가 문보경에게 왔다. 한 경기 만루 홈런 두 방의 기회가 문보경에게 왔다. KBO리그에서 개인 한 경기 만루 홈런 2개는 지난 1997년 5월4일 대구(시민) LG전 삼성 정경배가 역대 유일한 타자로 남아있다.
문보경은 이를 의식한 듯 한화 투수 강재민의 2구째 직구를 힘껏 받아쳤지만 중견수 뜬공으로 잡히며 아쉬움을 삼켰다. 하지만 데뷔 첫 만루 홈런과 개인 최다 7타점 경기만으로도 뜻깊은 하루였다.
경기 후 문보경은 7회 3번째 만루 타석에 대해 “어느 정도 욕심이 났던 게 사실이다. 욕심 때문에 결과가 그렇게 나왔을 수 있다”며 웃은 뒤 “앞선 만루 상황들은 팀이 연패 중이었으니 어떻게든 살려 점수를 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만루 홈런은 프로뿐만 아니라 학창 시절 포함 처음 경험하는 것이었다. 그는 “야구하면서 만루 홈런은 처음 쳐본다. 홈런 치고 홈에 왔는데 앞에 형들이 3명이나 있으니 만루 홈런이 이런 기분이나구 싶었다. 전광판에 4점이 한 번에 올라가니 되게 좋더라”며 웃었다.
2021년 8개, 지난해 9개의 홈런을 기록했던 문보경이 이날 만루포는 시즌 2호 홈런이었다. 리그 전체적으로 홈런이 감소하면서 문보경의 홈런 개수도 줄었다. 이에 대해 “홈런은 욕심 부린다고 해서 나오는 게 아니다. 홈런이 줄었다고 크게 의식하는 건 없다. 아직 시즌이 한창 남았다”며 “다음주에 더 힘내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