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진 평론가가 영화 '범죄도시3'에 별점 3개를 준 것을 두고 이런저런 잡음이 불거졌다. "너무 후한 점수를 준 것 아니냐?"며 딴지를 걸었는데, 그 배경으로 이상용 감독의 '파이아키아' 출연을 비롯해 이 논란을 조금만 파고 들어가보면 황당하기 그지 없다.
최근 이동진 평론가는 '범죄도시3'에 "기회가 생길 때마다 1점씩 또박또박 따내는 코미디"라는 한 줄 평과 5점 만점에 별점 3점을 매겼다.
그러나 일부 네티즌들은 '범죄도시3'를 연출한 이상용 감독이 개봉을 앞두고 유튜브 채널 'btv 이동진의 파이아키아'에 출연했기 때문에 별점을 후하게 준 것 아니냐며 의심했고, "부끄러운 줄 알라" 등의 악플을 남겼다.
이동진 평론가는 '파이아키아'의 출연과는 별개로 과거 '범죄도시' 시리즈 1편과 2편에도 별점 3점을 매겼다.
참고로 이동진은 방송에서 별점의 기준을 여러 번 언급했는데, 3개는 '볼만한 영화', 3개 반은 '추천 영화', 4개는 '수작', 4개 반~5개는 걸작이라고 설명했다. 2개 반 이하는 '굳이..'라며 말을 아껴 좋게 보지 못한 영화라고 했다.
지난해 연말부터 최근까지 개봉한 한국영화를 살펴보면 '올빼미' 3개, '영웅' 2개 반, '교섭' 2개 반, 넷플릭스 '길복순' 2개, '리바운드' 2개 반, '흐르다' 3개, '드림' 2개, '소울메이트' 2개 반, '다음 소희' 3개 등이다.
사실상 한국영화에서 가장 많은 별점 분포도가 2개 반~3개 반 사이다. 최근 한국영화 부진에 따라 별점 평균이 낮아졌지만, 그만큼 '범죄도시3'가 받은 3개는 특별하지도, 놀랍지도 않은 평점이라는 것.
또한 '범죄도시3'는 더는 마약 청정국이 아닌 마약 관련 범죄가 쏟아지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반영해 장르적 재미를 최대치로 살리면서 11일 만에 누적관객수 730만 명을 돌파, 천만을 향해 질주 중이다.
이동진은 '영화평론계 아이돌'로 불리며, 시그니처 '빨간 안경'까지 유명한 독보적인 인물임은 틀림없지만, 그가 '범죄도시3'를 극찬하면서 별점 5개를 준 것도 아니고, 3점을 줬다고 해서 흥행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도 없다.
영화에 대한 평가는 주관적이기에 아무리 평론가라고 해도 언제나 대중과 같을 순 없다. 3점이 후하다고 느끼는 관객도 있겠지만, 누군가는 딱 맞는 적절한 별점이라고 판단할 것이고, 또 누군가는 별을 더 주고 싶을 지도 모른다.
이런 가운데 이상용 감독의 '파이아키아' 출연을 언급하며 "부끄러운 줄 알라"는 악플을 내뱉는 행위는 '억까'(억지 비난)라는 단어 외에는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이와 관련해 이동진도 자신의 블로그에 "'btv 이동진의 파이아키아' 채널에서 어떤 분을 인터뷰한다고 해서 특별히 더 이로울 것도 없다. 시간 내어주시고 출연해주시는 것은 정말 감사한 일이지만, 출연 사실 자체가 직접적으로 큰 이득이 되는 것도 아니다. 제게는 일년에 한 두 차례씩이라도 사적인 안부를 지속적으로 주고 받는 배우나 감독이 아예 없다"고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이어 "제가 영화에 대한 식견이 짧아서 그 영화를 잘못 평가할 수는 있다. 실제로 가끔씩 그렇다고 스스로 느낀다"며 "그리고 물론 영화에 대한 평가는 언제나 사람에 따라 매우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니 능력이 부족하다고 질책하는 말씀이나 공부를 더 하라고 충고하시는 말씀은 제가 달게 받아야 할 지적일 것이다. 앞으로도 더욱 더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렇지만, 부끄러운 줄 알라는 도덕적 일갈만큼은 제가 받아들이기 어렵다. 그런 말씀은 타인에게 함부로 하는 게 아니다"라며 불쾌한 심경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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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영화 포스터 및 스틸, MBC 제공, 'btv 이동진의 파이아키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