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재동 객원기자] 그 이름을 듣는 순간 장동화(이신영 분)는 그대로 굳어버렸다.
10일 방송된 SBS 금토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3'의 14화 엔딩은 장동화가 가져갔다. 드라마는 ‘돌담 뺀질이’ 장동화가 해묵은 의문을 해소하는 장면에서 끝났다. ‘김사부(한석규 분)는 왜 김사부일까?’ ‘도대체 누가 처음 사부라 불러줬을까?’
답은 남도일(변우민 분)선생이 해주었다. “김사부가 한참 잘 나갈 때 만난 1호 제자가 있어요. 장현주라고. 잘 모를 거야. 학번이 한참 위라서.” 그 대답을 듣는 순간 장동화는 얼어붙었다. 장현주. 장현주라니.
드라마는 지난 5월 6일 방영된 4회에서 ‘현주’란 이름을 복선처럼 보여주었었다. 장동화가 듣던 카세트테이프에 적힌 이름이 바로 ‘현주’였다. 장동화와 장현주.
장현주(김혜준 분)는 시즌1에 등장했던 닥터 부용주의 환자였다. 거산대 의예과에 재학 중이던 장현주는 수술을 기다리는 환자였고 부용주에게 끊임없이 의학적 질문을 던지며 귀찮게 했었다. 부용주에게 본인임을 알면서도 “선생님 닥터 부용주라고 아세요?”라고 말문을 텄었다.
그 이유에 대해 사후 부용주에게 남긴 편지에서 “너무 떨려서”란 이유를 밝혔었다. 수술성공률 97%의 명의. 국내유일 트리플 보드. 써전계의 전설중 전설인 부용주는 의대생 장현주에겐 너무나 꿈같은 존재였고 그런 부용주가 자신의 집도의라는 사실에 감격했으니 너무 떨릴 만도 했으리라.
그런 장현주가 이름을 물어왔을 때 부용주는 아무렇게나 말했다. “평범하지 뭐. 김 아무개라고.” 그때부터 장현주는 ‘김아무개 선생님’으로 불렀고 부용주가 루앙 와이 바이패스 등 자신의 집도 동영상을 건넸을 때 “앞으로 사부님이라 부를게요.”라며 해맑게 웃어줬었다. 그리고 장현주는 수술 중 사망하고 말았다.
한편 장동화는 이선웅(이홍내 분)과의 대화에서도 본인 사연의 일단을 드러낸 적이 있었다. “제 목표는 뚜렷합니다. 항외과요. 부모님 땜에 할 수 없이 의사까지는 됐지만 누군가의 목숨을 책임질만큼 그런 사명감은 없어서요.” 아울러 돌담까지 내려와 전문의 수련을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그냥요, 여긴 어떤 덴가 하고...” 정도로 얼버무리기도 했다.
장동화는 장현주의 동생일 것으로 보인다. 애초 의사가 될 생각은 없었나 보다. 하지만 요절한 딸의 꿈을 투영했을 부모님의 바람에 따라 의사가 되었던 모양이다. 또 딸이 존경했던 닥터 부용주에게 수련받길 원한 부모님의 뜻에 따라 돌담까지 와서 전문의 과정을 받고 있는 듯 싶다.
장동화에게도, 김사부에게도 장현주는 그렇게 특별한 존재다. 장동화에겐 MZ세대 주제에 CD도 아닌 카세트테이프로 장현주가 남긴 음악을 들을 정도의 의미이고 김사부에겐 새로운 인생을 열어준 당사자였다.
김사부는 시즌1에서 오명심(진경 분)에게 말했었다. “내가 살면서 제일 잘한 게 부용주란 이름을 내려놓은 거예요. 이름을 내려놓으니까 어깨도 가벼워지고 성공을 내려놓으니까 자유가 생깁디다.”
이제 장동화가 장현주와 김사부의 관계를 알게 됐고 조만간 김사부도 장동화와 장현주의 관계를 알게 될 것이다. 이후 두 사람은 어떤 관계로 발전할까?
사실 장현주의 테이블데스는 김사부의 의료계 퇴출을 불러왔던 사건이다. 거산대학병원 도윤완(최진호 분) 당시 부원장은 ‘닥터 부용주’의 명성을 내세워 부용주 모르게 부용주 이름으로 수많은 대리수술을 진행했었다. 장현주 역시 부용주의 이름으로 송현철(장혁진 분)이 집도한 사례였다. 부용주는 뒤늦게 사실을 알고 수술방에 들이닥쳐 송현철의 턱을 날렸지만 이미 테이블데스 상황.
도윤완은 유력한 대선후보의 수술일정을 당겨달라는 요구를 부용주가 거절하자 본인이 자행한 대리수술 혐의를 부용주에게 뒤집어 씌워 의료계에서 퇴출시켰었다. 반발하려던 부용주에겐 대리 수술에 참여했던 7명의 스태프들 인생을 인질 삼아 침묵시켰었다.
그런 내막을 모른 채 장현주의 집도의가 김사부란 사실을 알게 되면 장동화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강동주도 아버지의 수술 순위를 뒤로 미룬 장본인을 김사부로 오인하고 엄청난 심적 갈등을 겪었었다. ‘돌담 금쪽이’로까지 불리는 철딱서니 장동화가 장현주를 테이블데스에 이르게 한 집도의가 김사부인걸 알게 되면 또 어떤 파란을 불러올지 궁금증에 앞서 안타까움이 먼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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