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통산 9이닝당 탈삼진 역대 1위(11.06개)에 빛나는 ‘닥터K’ 크리스 세일(34)이 보스턴 레드삭스의 재앙으로 몰락했다. 올 시즌 부활하는가 싶었는데 또 부상으로 장기 공백을 갖게 됐다.
보스턴은 지난 10일(이하 한국시간) 세일을 60일짜리 부상자 명단(IL)으로 옮겼다. 지난 3일 왼쪽 어깨 염증으로 15일 IL에 등재된 뒤 일주일 만에 60일로 이동하면서 7월까지 결장하게 됐다. 오는 8월2일부터 로스터 등록이 가능하다.
세일은 지난 2일 신시내티 레즈전에서 3⅔이닝 1실점으로 잘 던지고 있었지만 59구 만에 강판됐다. 3회부터 구속이 눈에 띄게 떨어졌고, 결국 4회를 버티지 못하고 내려갔다. 몸에 이상이 있었고, 검진 결과 어깨 염증으로 드러났다.
‘MLB.com’에 의하면 알렉스 코라 보스턴 감독은 “수술이 필요하진 않지만 적어도 한 달 동안 투구를 할 수 없다”고 세일의 상태를 전한 뒤 “이제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 완벽한 건 아니지만 수술이 필요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우리에겐 큰 것이다. 4~5주 뒤 상태를 체크하고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수술로 인한 시즌 아웃은 피했지만 적어도 7월 전반기는 끝났다. 코라 감독은 “우리는 이전에도 이런 과정을 계속 겪어왔고, 인내심을 갖고 지켜봤다. 세일이 올해 다시 우리 팀을 위해 투구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시즌 내 복귀를 희망했다.
198cm 장신으로 100마일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뿌린 왼손 파이어볼러 세일은 지난 2010년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데뷔한 뒤 2017년부터 보스턴에 몸담고 있다. 메이저리그 13시즌 통산 334경기(254선발) 1737이닝을 던지며 119승77패 평균자책점 3.08 탈삼진 2135개를 기록 중이다. 올스타에 7번 선정됐고, 탈삼진 1위도 두 번 거머쥐었다. 사이영상 2위, 3위에 한 번씩 오르며 매년 유력 후보로 경쟁했다. 2018년에는 보스턴을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려놓으며 5차전 우승 순간을 장식하기도 했다.
이듬해 3월에는 보스턴과 5년 1억4500만 달러(약 1875억원)에 연장 계약했다. 2020년부터 시작되는 계약으로 2022년 시즌 후 옵트 아웃 조건을 포함했다. 계약 당시만 하더라도 합리적으로 평가됐지만 2019년 8월 세일이 팔꿈치 부상으로 시즌 아웃되면서 먹구름이 드리웠다. 2020년 3월 토미 존 수술로 계약 첫 해부터 시즌 아웃됐다.
2021년 8월 복귀 후 9경기(42⅔이닝) 5승1패 평균자책점 3.16으로 부활 희망을 쐈지만 지난해 부상으로 2경기 5⅔이닝 투구에 그쳤다. 시즌 전부터 오른쪽 갈비뼈 피로 골절로 IL에서 개막을 맞이했고, 7월 중순 복귀했으나 타구에 손가락을 맞아 골절되는 불운을 겪었다. 설상가상 재활 도중 자전거 사고로 오른쪽 손목이 부러지면서 허무하게 시즌을 마쳐야 했다.
옵트 아웃을 행사하지 않고 보스턴에 남은 세일은 부활을 위해 절치부심했다. 올 시즌 11경기(59이닝) 5승2패 평균자책점 4.58을 기록했다. 최근 6경기 4승 평균자책점 2.25로 반등세를 보이던 시점에서 또 부상에 제동이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