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대구 롯데전에서 역대 34번째 개인 통산 200홈런을 달성한 오재일(삼성)은 “(강)민호 형 덕분”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사연은 이렇다. 좀처럼 타격감이 올라오지 않아 고심하는 오재일은 경기 전 혼자 훈련에 나섰다. 강민호가 오재일에게 다가와 직접 토스 배팅을 올려주며 훈련을 도왔다.
5번 1루수로 나선 오재일은 1-0으로 앞선 1회 2사 2루 찬스에서 우익수 방면 2루타를 날려 타점을 올렸다. 3회 롯데 선발 한현희와 풀카운트 끝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지만 5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한현희의 4구째 커브를 잡아당겨 오른쪽 외야 스탠드에 꽂았다. 비거리는 115m.
오재일은 6회 2사 후 정성종을 상대로 110m 짜리 좌월 1점 아치를 작렬했다. 볼카운트 2B-2S에서 6구째 직구를 밀어쳐 담장 밖으로 날려버렸다. 2021년 9월 18일 문학 SSG전 이후 630일 만의 연타석 홈런. 오재일은 8회 안타를 추가하며 시즌 첫 4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오재일은 “오늘 훈련 전에 혼자 방망이를 치고 있었는데 민호 형이 다가와서 훈련을 시켜줬다. 3분 정도 공을 올려줬다. 첫 홈런을 치고 나서 ‘나 덕분’이라고 하더니 두 번째 홈런을 친 뒤 ‘입금하라’고 농담을 던졌다”고 했다.
오재일은 “오랜만에 좋은 타구가 많이 나와 기분 좋다”면서 “5월에 될듯말듯 하면서 자신감이 많이 떨어진 상태였는데 감독님과 타격 코치님께서 많이 도와주셨다. 죄송한 마음이 있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하고 있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200홈런 달성 소감을 묻자 “모르고 있었는데 전광판을 보고 알게 됐다. 민호 형 덕분에 달성했다”고 넉살 좋게 말했다.
삼성은 롯데를 9-7로 꺾고 3연패 사슬을 끊었다. 주장 오재일은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았는데 한 경기 한 경기 이기다 보면 금방 분위기를 탈 수 있지 않을까”라고 내다봤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