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경기에서 안타, 2루타, 3루타, 홈런을 모두 기록하는 사이클링 히트는 보기 드문 진기록이다. 1982년 KBO리그 출범 이후 역대 29번밖에 나오지 않았다.
롯데의 정신적 지주로 불리는 전준우가 지난 9일 대구 삼성전에서 사이클링 히트에 다가섰다. 2번 지명타자로 나선 전준우는 1회 우익수 방면 2루타를 시작으로 5회 우전 안타, 6회 우월 1점 홈런, 9회 좌전 안타를 기록했다. 5타수 4안타(1홈런) 1타점 2득점.
아쉽게도 3루타를 추가하지 못하며 기록 달성에 실패했지만 올 시즌 개인 한 경기 최다 안타를 때려내며 ‘나덕스’ 나균안의 6승 달성에 힘을 보탰다. 롯데는 삼성을 5-1로 꺾고 4일 사직 KIA전 이후 4연패 수렁에서 벗어났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전준우는 특유의 선한 미소를 지으며 “기분 좋다. 4연패를 끊어 너무 좋고 저도 잘 쳤지만 팀이 이겼다는 게 너무 기분 좋다. 연패를 끊어 너무 좋다”고 말했다.
‘맏형’ 전준우는 팀이 4연패의 늪에 빠지면서 후배들이 주눅 들지 않도록 세세히 챙겼다. “팀내 어린 선수들이 많다 보니 연패에 빠지면서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았다. 어떻게 보면 시즌을 치르면서 당연한 건데 분위기가 침체되지 않도록 베테랑 선수로서 후배들에게 말도 많이 걸고 장난도 치면서 분위기를 무겁게 가지 않으려고 했다. 연패를 끊어 다행이다. 144경기 모두 이길 수 없다. 1위 팀도 연패를 하기 마련이다”. 전준우의 말이다.
나균안은 경기 중 전준우와 포옹하는 장면이 중계 카메라에 잡힌 걸 두고 “오늘 준우 선배님께서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시고 기를 엄청 많이 불어주셨다.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 또 준우 선배님께서 스파이크를 선물해주셨는데 정말 감사드린다”고 인사를 전했다.
이에 전준우는 “균안이에게 오늘 정말 의미 있는 날이고 축하해주고 싶었다. 너무 잘 던졌다”고 활짝 웃었다. 4연패의 마침표를 찍은 그는 “선수들이 이기기 위해 집중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다시 한번 연승을 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