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연봉 1위팀 뉴욕 메츠가 지구 4위로 추락했다. 최고 연봉 투수 저스틴 벌랜더(40)도 ‘돈값’을 못하고 있다.
벌랜더는 지난 9일(이하 한국시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 3이닝 7피안타(1피홈런) 4볼넷 3탈삼진 5실점(4자책)으로 4회를 버티지 못했다.
1회 시작부터 오스틴 라일리에게 투런 홈런을 맞는 등 피안타 4개와 수비 실책이 겹쳐 3실점한 벌랜더는 3회 제구가 급격히 흔들렸다. 볼넷 2개로 주자를 쌓으며 이어진 2사 1,2루에서 올랜도 아르시아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은 벌랜더는 연속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밀어내기 실점까지 했다. 3회에만 볼넷 4개로 35개의 공을 던지며 힘을 뺐다.
3회까지 총 투구수 82개로 4회 시작부터 마운드를 구원 스티븐 노고섹에게 넘겼다.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95마일→94.3마일)이 전년 대비 0.7마일(1.1km) 떨어지긴 했지만 제구가 말을 듣지 않는 게 문제다. 안타를 맞은 공들도 치기 좋은 코스로 몰렸다.
지난해 12월 메츠와 2년 8666만 달러에 계약하며 메츠 팀 동료 투수 맥스 슈어저와 함께 올해 최고 연봉(4333만 달러) 선수가 된 벌랜더는 오른팔 근육을 다쳐 부상자 명단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개막 이후 한 달이 흘러 지난달 5일 복귀했지만 7경기(39이닝)에서 2승3패 평균자책점 4.85 탈삼진 33개로 고전하고 있다.
퀄리티 스타트도 3경기 있지만 좋을 때와 안 좋을 때 차이가 너무 크다. ‘MLB.com’에 따르면 벌랜더는 “기복이 심한 것 같다. 뭔가 하나 찾았다고 생각될 때마다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곤 한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실망스런 일이다”고 자책했다.
메츠도 벌랜더가 선발로 나선 7경기에서 2승5패에 그치고 있다. 이날 경기도 연장 10회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지만 구원 토미 헌터가 아지 알비스에게 끝내기 스리런 홈런을 맞아 10-13으로 패했다. 10-9로 앞선 9회 1사에서 마무리 데이비드 로버트슨이 아르시아에게 동점 솔로 홈런을 맞고 시즌 두 번째 블론세이브를 범한 게 뼈아팠다.
경기 후 로버트슨은 “우리는 좌절하고 있다. 눈에 보일 정도다. 좋은 팀인데 그렇게 하지를 못하고 있다”며 답답해했다. 최근 6연패 늪에 빠진 메츠는 30승33패로 5할 승률에서 -3이 됐다. 이날 패배로 필라델피아 필리스(30승32패)와 자리를 바꿔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4위까지 떨어졌다. 아직 시즌 반도 치르지 않았지만 실망스런 경기력으로 연봉 1위팀 타이틀이 수식어가 무색해졌다.
‘주식 부자’ 스티브 코헨 구단주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메츠는 지난겨울 투수 벌랜더, 센가 고다이(5년 7500만 달러), 호세 퀸타나(2년 2600만 달러), 아담 오타비노(2년 1450만 달러), 데이비드 로버트슨(1년 1000만 달러), 포수 오마 나바에즈(2년 1500만 달러) 등을 FA 영입했다. 내부에서 FA가 된 마무리투수 에드윈 디아즈(5년 1억200만 달러), 중견수 브랜든 니모(8년 1억6200만 달러)도 거액에 붙잡았다.
올해 메츠의 팀 연봉 총액은 3억5500만 달러로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가장 많지만 전체 승률은 19위에 머물고 있다. 벌랜더뿐만 아니라 디아즈가 시즌 전 WBC에서 승리 세리머니를 하다 무릎 슬개건이 파열돼 시즌 아웃됐고, 퀸타나는 갈비뼈 부상으로 아직 이적 신고식도 못 치렀다. 나바에즈도 종아리 부상으로 7경기 출장에 그쳤다.
벌랜더와 함께 최고 연봉 4333만 달러의 투수 슈어저도 10경기(53⅓이닝) 5승2패 평균자책점 3.71로 예년만 못하다. 연봉 3410만 달러에 달하는 거포 유격수 프란시스코 린도어도 63경기 타율 2할2푼 11홈런 42타점 OPS .716으로 몸값 대비 활약이 저조하다. 양대 리그 통틀어 홈런 1위(22개)에 올라있는 피트 알론소마저 지난 8일 애틀랜타전에서 찰리 모튼의 공에 왼쪽 손목을 맞아 부상자 명단에 오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메츠로선 설상가상이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