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타석 동안 무려 29개의 공을 봤다. ‘트레이드 이적생’ 류지혁(KIA)이 집념의 야구로 친정 두산에 비수를 제대로 꽂았다.
류지혁은 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과의 시즌 7차전에 1번 3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2득점 1볼넷 활약으로 팀의 7-3 승리를 견인했다.
첫 타석부터 끈질긴 승부로 두산 선발 김동주를 괴롭혔다. 1B-2S 불리한 카운트에 몰렸지만 공 3개를 커트하며 2B-2S를 만들었고, 8구째 슬라이더를 받아쳐 우중간을 가르는 3루타로 연결했다. 이후 고종욱의 2루타 때 홈을 밟으며 팀의 첫 득점을 책임졌다.
1-0으로 앞선 3회 2루수 땅볼로 숨을 고른 류지혁은 세 번째 타석에서 다시 집념을 발휘했다. 2-2로 맞선 5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이었다. 이번에도 김동주를 만나 1B-2S에 처했지만 파울-파울-볼-파울-볼-파울로 타석을 이어나갔고, 10구째 145km 직구를 기어코 받아쳐 중전안타로 출루했다. 이후 고종욱의 빗맞은 2루타를 틈 타 홈을 밟으며 2-2의 균형을 깼다. 결승 득점을 올린 순간이었다.
류지혁의 활약은 계속됐다. 5-3으로 리드한 6회 2사 1루에서는 1루주자 박찬호의 도루로 주자가 2루로 이동한 가운데 김명신 상대 6구 끝 볼넷을 골라냈다. 3B-2S에서 떨어지는 포크볼을 잘 참아냈다. 이후 6-3으로 앞선 8회 1사 후 헛스윙 삼진을 당하며 타석을 마무리했다.
류지혁은 이날 5타석을 소화하는 동안 무려 29개의 공을 봤다. 아울러 그의 출루는 곧 득점이었다. 2번타자 고종욱과 환상의 시너지효과를 내며 주중 SSG 3연전 스윕패 충격 극복에 앞장섰다. KIA 김종국 감독은 경기 후 "테이블세터였던 류지혁이 찬스를 만들면 고종욱이 해결해주는 모습을 보여줬다"라고 흡족해했다.
류지혁은 전날 광주 SSG전에서 홈으로 쇄도하다 투수와 부딪히며 왼쪽 쇄골에 부상을 입었다. 결과는 세이프였지만 그라운드에 엎드려 고통을 호소했고, 인근 병원으로 향해 CT 및 MRI 촬영을 통해 정밀 검진을 받았다. 다행히 단순 타박상 소견을 받으며 큰 부상을 피했다. 그리고 이튿날 곧바로 선발 명단에 포함돼 친정 상대 만점 리드오프 활약을 펼치며 팀의 3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2012년 신인드래프트서 두산 4라운드 36순위 지명된 류지혁은 지난 2020년 6월 홍건희와의 1대1 트레이드를 통해 정든 두산을 떠나 KIA 유니폼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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