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왕→WBC 대표팀, 탄탄대로였는데…‘음주 파문’ 정철원의 이름은 없었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3.06.09 15: 49

2023 항저우아시안게임 최종 엔트리 24인에 정철원(24·두산)의 이름은 없었다. 첫 태극마크를 달고 음주 파문을 일으키며 탄탄대로에 스스로 장애물을 설치한 결과다.
KBO(한국야구위원회)와 KBSA(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1년 연기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야구 국가대표팀 선수 24명과 코칭스태프 명단을 발표했다. 
KBO 전력강화위원회는 지난 4월 28일 KBSA에 제출했던 사전등록 명단 선수 198명(KBO리그 선수 180명, 아마추어 선수 18명)을 대상으로 최종 명단 선발을 진행했다. 전력강화위원회가 KBSA에 추천한 24명의 선수 명단은 KBSA 경기력향상위원회에서 최종 심의를 거쳐 대한체육회에 제출됐다. 

두산 베어스 정철원이 1일 창원 NC파크에서 WBC대회 술자리 파문과 관련해 사과 인사를 하고 있다. 2023.06.01 / foto0307@osen.co.kr

당초 1999년생 동갑내기 듀오 곽빈과 정철원의 아시안게임 출전이 유력했던 두산은 곽빈 단 1명의 국가대표를 배출하는 데 그쳤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묵직한 구위로 필승조를 맡고 있는 정철원은 왜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을까. 
7일 오전 서울 강남구 KBO 야구회관에서 지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기간 선수들의 음주 논란 관련 상벌위원회가 열렸다.두산 정철원이 상벌위원회를 마친 뒤 야구회관을 나서고 있다. 2023.06.07 /ksl0919@osen.co.kr
2018 신인드래프트서 두산 2차 2라운드 20순위로 입단한 정철원은 현역 군 복무를 거쳐 지난해 혜성처럼 등장했다. 데뷔 시즌임에도 묵직한 구위와 담대함을 앞세워 필승조를 꿰차며 58경기 4승 3패 3세이브 23홀드 평균자책점 3.10의 호투를 선보였다.
정철원은 그 결과 KBO 데뷔 시즌 최다 홀드 기록을 세우며 신인왕을 차지했고, 이에 힘입어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2023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에 승선하는 영예를 안았다. 연봉 또한 기존 3000만 원에서 7000만 원(233.3%) 인상된 1억 원에 계약했다.
프로 데뷔 후 거칠 것이 없었다. 늘 자신감 넘치는 투구로 타자를 압도했고, 국가대표팀에서도 실력을 인정받아 이강철호의 이른바 ‘애니콜’로 활약했다. 여기에 올 시즌 또한 2년차 징크스 없이 두산 뒷문을 든든히 지키는 중이었다. 
그런 그가 단 한 번의 돌이킬 수 없는 실수로 야구인생에 오점을 남겼다. 정철원은 김광현(SSG), 이용찬(NC)과 함께 3월 WBC 기간 동안 일본 도쿄 현지에서 음주를 한 사실이 드러나며 국민적 공분을 샀다. 이에 6월 1일 창원 NC전에 앞서 대회 기간 음주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문을 읽으며 고개를 숙였다. 정철원은 안산공고 선배이자 국가대표 에이스인 김광현을 따라 술자리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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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정철원은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자숙 도중 KBO 징계 결과를 받았다. KBO는 7일 상벌위원회를 열고 1차례 유흥주점을 출입한 정철원에게 사회봉사 40시간, 제재금 300만 원 징계를 내렸다. 정철원은 3월 11일 1차례 김광현과 동석한 것으로 밝혀졌다.
결국 아시안게임 최종 엔트리에 징계 중인 정철원의 이름은 없었다. 1999년생인 정철원은 곽빈, 강백호(KT), 정우영(LG) 등 1999년생 동갑내기들과 함께 한국 야구를 이끌 차세대 주역으로 꼽혔지만 태극마크를 달고 술에 손을 대며 2연속 국대 승선에 실패했다. 
조계현 KBO 전력강화위원장은 이날 엔트리 발표 기자회견에서 “대표팀은 참 영광스러운 자리다. 그만큼 책임감도 따른다. 가슴에 태극기를 달고 나간다. 그동안 선배들이 잘해줬던 것처럼 이번 대표팀 선수들 또한 자부심, 책임감과 함께 행동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했으면 좋겠다”라고 태극마크의 책임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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