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전의 타이트한 상황도 극복하고 무너지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다. 롯데 자이언츠 파이어볼러 최이준(24)은 팀이 흔들리는 상황을 지탱하면서 한줄기 희망을 엿보게 했다.
최이준은 지난 8일 사직 KT전, 6-6의 연장 접전 상황에서 2이닝 2볼넷 3탈삼진 무실점의 역투를 펼쳤다. 마무리 김원중이 내려가고 불펜진 가용 자원이 마땅하지 않은 상황에서 연장 10회와 11회를 철저하게 틀어막았다. 팀은 연장 12회에 허무하게 6-7로 패했고 4연패에 빠졌지만 최이준은 이날 재발견이라고 칭할 수 있을만큼 책임감 있는 빼어난 피칭을 펼쳤다.
이날 최이준은 9회말 6-6 동점을 만든 뒤 10회초에 올라와 김민혁을 2루수 땅볼, 김상수를 유격수 땅볼, 그리고 안치영을 3구 삼진으로 솎아내며 연장의 첫 이닝을 깔끔하게 처리했다. 11회에는 선두타자 이상호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낸 뒤 박경수에게 볼넷을 내줬다. 이후 장성우를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고 황재균에게 볼넷을 내주며 2사 1,2루 위기에 몰렸지만 정준영을 상대로 몸쪽 145km 패스트볼을 꽂아넣으면서 루킹 삼진을 솎아냈다. 패스트볼의 구위가 뛰어났고 커브와 슬라이더의 각도 예리했다.
2018년 KT의 2차 2라운드로 지명된 파이어볼러 최이준은 지난 2020년 겨울, 신본기와 박시영이 건너간 트레이드에서 반대급부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사회복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해결하고 있던 상황에서 트레이드됐다.
지난해 롯데 합류 후 첫 시즌을 앞두고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최이준 본인도 처음 겪어본 족저근막염 부상으로 가능성을 펼칠 기회를 잡지 못했다.
올해는 14경기(15⅓이닝) 1승 평균자책점 5.28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11이닝 8볼넷으로 아직 제구에서는 물음표가 여전하다. 이 물음표 속에서도 최이준은 한 번씩 느낌표를 찍으면서 롯데가 왜 최이준에게 큰 기대를 품고 있는지를 확인시켜주고 있다.
프런트와 현장 모두가 기대했던 최이준이다. 트레이드로 합류했을 당시 성민규 단장은 “트랙맨 측정 결과 상위 5%의 수직 무브먼트, 상위 18%의 분당 회전수(RPM)를 갖고 있는 유망한 자원”이라고 하면서 최이준의 패스트볼 위력이 1군에서도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올해 스포츠투아이의 투구추적시스템(PTS)에 의하면 최이준의 패스트볼 구속은 145.6km, 상하 무브먼트는 28.3cm, 그리고 분당 회전수는 2546.6회를 기록 중이다. 김원중 김진욱 구승민 나균안 등과 함께 롯데 내에서 패스트볼 구위로는 ’톱5’에 속한다.
배영수 투수코치는 마무리캠프부터 최이준의 성장에 공을 들였다. 때로는 호통도 치고 몰아붙지만 또 칭찬도 하면서 최이준의 잠재력을 끌어올리는데 집중했다. 무한한 믿음이라고 봐도 무방했다. 그만큼 최이준이 갖고 있는 자질이 좋다는 것.
현재 김진욱 김상수 등 필승조가 휴식과 재조정 차원에서 1군에 엔트리에서 빠져있다. 구승민 김원중에게 필승조의 역할이 과부하가 걸릴 수 있다. 그러나 지난 8일 경기에서 팀은 패하고 4연패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최이준이 책임감을 갖고 혼신의 피칭을 펼치면서 연장 승부를 버티게끔 했다.
특별한 부상만 없다면 최이준은 당분간 더 중용을 받을 전망이다. 최이준에게는 기회다. 과연 모두의 무한한 믿음을 받은만큼 그에 걸맞는 결실로 보여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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