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전성기이다".
선두를 질주하는 SSG 랜더스의 강점은 불펜에 있다. 불펜의 방어율 2.29로 10개 팀 가운데 단연 1위이다. 그 불펜을 이끄는 핵심자원들이 노경은(39)과 고효준(40)이다. 각각 2022시즌부터 SSG 유니폼을 입었다. 전소속팀으로부터 방출을 받은 자원들이었다.
자신을 불러준 김원형 감독에게 100% 이상 보답하고 있다. 노경은은 승리조의 으뜸 활약을 펼치고 있다. 28경기에 출전해 4승1패2세이브15홀드, 평균자책점(ERA) 1.50의 빼어난 성적을 올리고 있다. 가장 위급한 상황에 김원형 감독이 먼저 찾는다. "초접전 상황에서 나가는 1번 투수이다"라고 강한 신뢰를 보일 정도이다.
고효준은 26경기에 출전해 2승1패6홀드, ERA 3.00을 기록 중이다. 지난 7일 광주 KIA전에서 2실점한 것이 아쉬웠다. 그전까지는 2.18의 짠물 투수였다. 예리한 슬라이더와 강한 직구를 던지 마흔살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는다. 볼넷이 흠이지만 낮은 피안타율(.178)을 자랑하고 있다.
두 선수는 산전수전을 겪다 2021시즌을 마치고 방출된 바 있다. 노경은 두산과 롯데, 질롱코리아, 다시 롯데에 입단해 소금같은 활약을 펼치다 자유계약선수로 풀렸다. 고효준도 롯데에 입단해 SK로 이적했고 KIA, 다시 롯데, LG 유니폼까지 입었고 2021시즌을 마치고 은퇴위기에 몰렸다.
그때 손을 내민 사람인 김원형 감독이었다. 두 선수와 모두 인연이 있었다. 노경은은 롯데 코치 시절 2년을 함께 했다. 고효준은 SK 시절 김감독의 후배였다. 당시 SSG의 불펜 사정이 녹록치 않았다. 부상선수도 많아 누구든 도움이 필요했다. 두 선수가 나오자마자 구단과 협의해 영입했다.
그런데 이렇게 잘할 줄은 몰랐다. 2022 우승에 큰 힘을 보탰다. 노경은은 41경기에 출전해 선발과 구원진에서 활약하며 12승5패1세이브7홀드, ERA 3.05의 성적을 올렸다. 고효준도 45경기에서 1승7홀드, ERA 3.75의 준수한 성적표를 냈다. 창단 첫 우승의 공로자로 활약했고, 올해는 우리나이로 각각 40이 넘었는데도 놀라운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김감독은 "경은이는 2년 동안 롯데에서 인연을 맺었다. 그때 경은의 모습이 너무 고마워 마음속에 담아두었다. 나오자마자 빨리 데려오자고 구단과 이야기 했다. 효준이는 선수때부터 인연이 있어 내가 불렀다. 착한데 독특하다. 같이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고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너무 잘해 고맙다. 팀에 큰 보탬이 됐다. 나이있는 선수를 선뜻 데려오기 쉽지 않다. 지금이 최고의 전성기이다. 솔직히 그걸 보고 데려온 것은 아니다. 가능성이 있고 마음이 갔다. 연봉도 많지 않은데 팀에 좋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생각했다. 오히려 내가 도움을 더 많이 받고 있다"고 다시 한번 고마움을 전했다. 인연을 소중하게 여긴 결과는 대박이었다. /sun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