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한 게 경기에서 잘 나오는 것 같아 다행이다".
2010년 프로 데뷔 후 지난해까지 1군 통산 77승을 거뒀고 5차례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두는 등 NC의 토종 에이스로 활약했던 이재학은 지난해 12월 계약 기간 2+1년 최대 9억 원에 계약했다.
미국 애리조나 캠프 대신 마산구장에 차려진 퓨처스 캠프에서 올 시즌을 준비한 이재학. 자존심에 적잖은 상처를 받았지만 묵묵히 자신의 목표를 향해 나아갔다.
예비 선발 자원으로 분류됐던 이재학은 올 시즌 세 차례 등판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하는 등 1승 무패 평균자책점 1.00을 기록 중이다.
강인권 감독은 "베테랑 선수로서 마음의 상처가 분명히 있었을 거다. 해외 캠프 대신 국내에서 잘 준비해온 점을 칭찬해주고 싶다. 선수 스스로 열심히 준비한 덕분"이라고 했다.
평소 선수들과 자주 소통하는 강인권 감독은 "캠프를 앞두고 이재학과 대화를 나눴다. 젊은 투수들을 좀 더 확인하기 위해 캠프 명단에서 제외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재학은 국내에서 잘 준비할 거라 믿었다"고 전했다.
이재학에게 짠물투의 비결을 물었다. 그는 "제구가 들쭉날쭉 했는데 올해 들어 제구가 잡히면서 좋아졌다"면서 "준비한 게 경기에서 잘 나오는 것 같아 다행"이라고 씩 웃었다.
캠프 명단에서 제외됐을 때 자존심이 상했지만 이대로 무너질 수 없다는 오뚝이 정신으로 버텼다. 이재학은 "자존심이 많이 상했지만 다시 잘하고 싶은 마음이 엄청 컸다. 포기하기엔 너무 이른 나이 아닌가.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잘 준비했다"고 말했다. 퓨처스팀 공필성 감독과 손정욱 투수 코치의 도움이 컸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도.
또 "올 시즌을 앞두고 준비하는데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 보니 좀 더 길게 보고 준비했는데 조금씩 잡혀가고 있다. 아직 완벽하다고 할 수 없겠지만 확실히 좋아졌다"고 덧붙였다.
이재학은 직구와 체인지업 투 피치 스타일이었다. 컷패스트볼과 슬라이더를 추가하면서 피칭 레퍼토리가 다양해졌다. 그는 "아무래도 경기 운영하는데 한결 수월해졌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재학의 올 시즌 목표는 무엇일까. 그는 "1군에 올라오는 게 목표였는데 이제 (1군에) 왔으니 팀이 이기는데 최대한 도움이 되고 싶다.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해 승리에 보탬이 되고 싶은 마음뿐"이라고 했다. 이재학은 이어 "올 시즌 몇 이닝을 던지겠다, 몇 승을 거두고 싶다는 등 수치상 목표는 없다"고 강조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