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열리는 2024 KBO 신인 드래프트 최대어로 꼽히는 마산 용마고 우완 투수 장현석(19)은 지난 4월7일 신세계 이마트배 8강전 경북고전을 끝으로 두 달 넘게 휴업 중이다. 부상 관리 차원에서 지난 6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제1회 한화 이글스배 고교 vs 대학 올스타전에도 불참했다.
이날 고교 올스타팀 선발투수는 장충고 좌완 황준서(18)였다. 2이닝을 던지며 안타 없이 2볼넷 1탈삼진 1실점으로 막았다. 1회를 공 9개로 가볍게 삼자범퇴한 황준서는 2회 연속 볼넷으로 위기가 있었지만 내야 땅볼로 1점을 준 게 전부였다. 140km대 중반 힘 있는 공와 떨어지는 스플리터, 각도 큰 커브를 구사하며 몸쪽 깊은 공과 바깥족 낮은 공으로 좌우 코너워크를 하며 땅볼 아웃 4개를 유도했다.
황준서는 “1회에는 긴장감이 있어 밸런스 위주의 투구를 하다 보니 공이 잘 들어갔다. 2회에는 힘이 많이 들어가면서 볼넷이 나왔다”며 “대학 팀들과 연습경기를 한 적은 있지만 이렇게 올스타로 모인 팀을 상대한 것은 처음이었다. 많은 배움이 됐고, 좋은 경험을 하고 간다”고 말했다.
2학년이었던 지난해에도 청소년 대표팀에 발탁돼 주축 투수로 활약할 만큼 잠재력을 보여줬던 황준서는 올해 고교 9경기에서 31이닝을 던지며 4승1패 평균자책점 2.03 탈삼진 40개를 기록 중이다. 사사구는 8개로 9이닝당 2.3개에 불과하다. 지난 4월 이마트배에선 최고 구속 150km도 돌파했다.
부드러운 투구폼과 빼어난 커맨드에 구속까지 상승하면서 황준서의 가치도 크게 치솟고 있다. 황준서는 “지난겨울부터 웨이트 운동을 많이 했다. 체중도 5kg 정도 불렸다. 현재 80kg 체중을 유지하고 있는데 스스로도 공을 던질 때 힘이 많이 붙은 게 느껴진다. 열심히 한만큼 공이 빨라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장현석이 잠시 쉬어가는 사이 황준서가 폭풍 성장하면서 드래프트 전체 1순위를 향한 관심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2학년이었던 지난해 최고 156km 강속구를 던지며 대형 유망주 등장을 알린 장현석은 보통 강속구 투수들과 달리 투구 밸런스가 좋고, 커브라는 확실한 변화구도 있어 전체 1순위로 의심의 여지가 없는 투수.
만약 장현석이 지난해 KBO 신인 드래프트 신청을 포기한 심준석(피츠버그)처럼 미국 메이저리그에 도전한다고 해도 전체 1순위 지명권을 가진 한화는 황준서가 있어 크게 아쉬울 게 없는 상황이 되고 있다. 한화는 지난해에도 심준석이 미국으로 갔지만 또 다른 파이어볼러 김서현을 뽑은 바 있다.
장현석이 한국에 남는다면 여전히 1순위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비슷한 유형의 좌완 투수 윤영철(KIA)이 프로 데뷔 첫 해부터 선발로 빠르게 자리잡은 것도 황준서에게는 긍정적인 요소가 되고 있다. 현재 황준서의 모습은 지난해 윤영철보다 훨씬 높게 평가된다. 구속부터 큰 차이가 난다. 구속이 오른 뒤에도 제구가 흔들리지 않고 있다. ‘공 빠른 윤영철’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지금 같은 성장세라면 한화는 행복한 고민을 해야 한다.
황준서는 “1순위가 되고 싶은 마음이 없지 않다. 항상 장현석 선수를 따라잡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며 전체 2순위 지명권을 가진 두산뿐만 아니라 1순위를 가진 한화 팬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것에 대해서도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들어 알고 있다. 응원해주시는 팬들께 항상 감사하다”고 말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예비 명단에도 포함된 황준서는 “예비 엔트리에 들었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다. (최종 발탁을) 크게 기대하진 않고 열심히 내가 할 것에 집중하려 한다”고 말했다. KBO는 9일 오후 2시 아시안게임 야구 24인 최종 엔트리를 확정, 발표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