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부터 전진수비를 하는 초강수를 뒀다. 실책을 한 선수는 가차없이 교체했다. 그리고 필승조를 3연투 시키는 초강수를 뒀다. 롯데 벤치는 확실한 메시지를 던졌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허무한 연패였다.
롯데는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연장 12회 접전 끝에 6-7로 허무하게 4연패를 당했다.
전날 경기를 연장 접전 끝에 패하면서 약 두 달 만에 3연패를 당했다. 루징시리즈는 확정이 됐고 시리즈 스윕패의 위기에 몰렸다. 경기 전 서튼 감독은 “오늘 경기를 기점으로 분위기 반전이 돼서 연승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오늘부터 다시 집중할 것이다”라면서 “최근 경기들에서 살짝 어려움이 있지만 한팀으로서 이겨낼 것이다. 선수들이 또 위기의식을 잘 느끼고 있기에 한 팀으로 이겨낼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벤치의 독한 메시지는 1회부터 여실히 드러났다. 롯데는 1회초 선두타자 김민혁의 기습적인 3루타를 맞았다. 순식간에 만들어진 실점 위기 상황. 그런데 벤치는 선제 실점은 안된다는 확실한 메시지를 던졌다. 1회였지만 내야진을 당기면서 상대를 압박했다. 전진수비의 효과는 없었다. 김상수에게 내야진을 빠져나가는 적시타를 맞으면서 선제 실점했다. 다만 벤치의 의지는 확실하게 전달이 된 셈이었다. 1회 선제 실점 이후 추가 실점은 없었다.
그러나 경기는 롯데의 의지대로 풀리지 않았다. 롯데는 KT의 응집력 있는 공격에 내리 실점했다. 선발 스트레일리도 KT의 타선을 억제하지 못했다. 3회 1점, 4회 2점을 내주면서 0-4로 끌려갔다. 그리고 5회에는 연거푸 아쉬운 수비들이 나왔다. 1사 1루에서 이호연의 1루수 땅볼 때 1루수 고승민이 2루로 던진 송구가 다소 부정확했다. 유격수 이학주가 겨우 송구를 잡아서 2루에만 아웃을 만들었다. 위험한 상황이 연출됐다. 이후 2사 1루에서 강현우의 평범한 땅볼 타구를 이번에는 유격수 이학주가 놓쳤다. 어이없는 실책으로 이닝이 끝나지 않고 계속됐고 황재균에게 추가 적시타를 허용했다. 허무한 과정으로 0-5까지 격차가 벌어졌다.
롯데 벤치는 다시 한 번 메시지를 보냈다. 5회초 아쉬운 수비를 보여준 이학주와 고승민을 각각 김민수와 정훈으로 교체했다. 앞서 이학주는 노진혁의 왼쪽 손목 통증으로 4회에 교체 투입됐었다. 하지만 집중력이 결여되니 수비에 단호한 메시지를 전했다.
결국 서튼 감독의 단호하고 독한 메시지를 선수들이 7회에 응답했다. 앞서 교체로 투입된 선수들이 결정적인 역할들을 했다. 7회 선두타자로 등장한 김민수가 좌중간 큼지막한 3루타를 치고 나가면서 기회를 잡았다. 박승욱의 볼넷으로 이어진 무사 1,3루에서 유강남의 2루수 땅볼로 1점을 만회했다. 황성빈이 범타로 물러났지만 2사 2루에서 김민석의 좌중간 적시 2루타, 그리고 정훈의 빗맞은 좌전 적시타로 3-5까지 따라 붙었다. 그리고 팀 내 최고참 전준우가 극적이 동점 투런포를 쏘아 올리면서 순식간에 경기 균형을 맞췄다.
롯데는 다시 의지를 다졌다. 동점이 된 8회초, 불펜 전력을 쏟아부었다. 7회를 무실점으로 막은 정성종이 올라왔지만 선두타자에게 볼넷을 내줬다. 이후 장세진이 상대에 희생번트를 대주며 1사 2루 상황이 만들어졌다. 그리고 필승조 구승민을 투입시켰다. 3연투 상황이었다. 1사 2루에서 첫 타자 배정대를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김민혁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했고 김상수를 삼진으로 솎아내면서 위기를 극복했다.
이후 접전이 계속됐다. 허무한 순간과 극적인 상황이 반복됐다. 9회 올라온 마무리 김원중이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고 황재균에 적시 2루타를 얻어 맞았다. 5-6으로 끌려갔다.
그러나 롯데는 기세를 이어갔다. 9회말 2사 후 정훈의 2루타와 전준우의 고의4구로 2사 1,2루 기회를 잡았고 안치홍이 3루수 키를 넘기는 묘한 타구를 만들어내면서 적시타가 됐다. 6-6 극적인 동점이 됐다.
롯데는 끝내지 못했고 결국 경기는 연장으로 흘러갔다. 연장에서도 롯데는 경기를 끝낼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11회말 선두타자 김민석의 볼넷과 정훈의 희생번트로 1사 2루 기회에서 전준우 안치홍이 모두 삼진으로 물러나 기회를 놓쳤다.
그리고 베테랑 윤명준이 12회에 위기를 자초했고 결국 1사 만루에서 이상호에게 허를 찔린 스퀴즈 번트를 허용했다. 1루수 정훈도, 윤명준도 그리고 롯데 벤치도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 롯데는 4연패에 빠졌고 상처는 더욱 깊어졌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