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특급 신인 김서현(19)이 극심한 제구 난조로 위력적인 구위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 사령탑이 새로운 한 주에 앞서 특단의 조치를 내렸지만 반등은 요원해 보인다.
김서현은 지난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시즌 8차전에 구원 등판해 ⅓이닝 2사사구 2실점으로 흔들리며 3-6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했다.
김서현은 3-1로 앞선 7회 선발 문동주에 이어 마운드에 올랐다. 첫 타자 호세 로하스를 상대할 때부터 제구가 불안했다. 2B-0S에서 간신히 좌익수 뜬공을 유도했지만 후속 박계범을 초구에 사구로 내보낸 뒤 이유찬 상대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했다.
김서현은 결국 1사 1, 2루 위기를 자초한 채 김범수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투구수 8개 중 무려 7개가 볼이었다. 한화는 김서현에 이어 등판한 김범수, 강재민이 잇따라 흔들리며 7회에만 4점을 헌납했다. 3-5 역전을 허용하며 상대에게 승기를 내줬다.
2023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에 빛나는 김서현은 최고 160km의 강속구를 구사하며 데뷔 첫해 한화 뒷문을 담당하게 됐다. 최원호 감독 체제 첫 경기였던 5월 12일 인천 SSG전에서는 데뷔 첫 세이브를 거두기도 했다.
김서현은 5월 23일 대전 KIA전 1⅓이닝 3피안타 3실점을 시작으로 부진의 늪에 빠져들었다. 전날 두산전까지 최근 6경기 기록은 4⅔이닝 7피안타 8볼넷 3사구 4탈삼진 8실점. 평균자책점이 15.43에 달한다. 무려 사사구 11개를 내주며 자멸하는 경기가 많았다.
이에 사령탑이 김서현의 구위를 살리기 위해 직접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팔 각도를 일정하게 유지한 채 마운드에서 아무 생각 없이 포수의 사인대로 던지라는 주문을 했다. 최원호 감독은 “(김)서현이는 너무 안 맞으려고 하다 보니까 생각이 많아지고 템포도 느려지고 볼도 많아진다. 제구가 잡히지 않아 포수 사인대로 던지는 방법을 택했다. 지금은 볼 배합이 문제가 아니라 볼질이 문제다. 또한 팔을 내린 상태서 던지기로 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반등은 요원해 보인다. 사령탑의 과제를 받은 뒤 치른 첫 경기서 또 다시 볼질로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했다. 강판 뒤 중계 카메라에 잡힌 신인의 표정은 시종일관 어두웠다. 자신의 부진으로 팀이 패했으니 마음이 더 무거웠을 것이다.
최원호 감독은 “지금은 난타가 문제가 아닌 볼질이 문제다. 차라리 맞는 건 괜찮다. 자꾸 맞으면 포수에게 볼배합을 똑바로 하라고 하면 된다. 그런데 계속 볼이 들어오는 건 답이 없다”라며 거듭 강조하며 “현재는 볼배합이 필요 없는 상황이다. 서현이는 공이 좋기 때문에 솔직히 연타를 맞을 가능성도 적다. 구위가 좋은 투수이기 때문에 조금 더 심플하게 던질 필요가 있다. 서현이 공은 유인이 필요하지 않다”라는 조언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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