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계를 뒤흔들었던 WBC 음주파문이 징계와 함께 마무리 되고 있다.
지난 7일 KBO는 상벌위원회를 열고 SSG 김광현, NC 이용찬, 두산 정철원에게 징계를 때렸다. 두 차례 유흥업소를 방문한 김광현은 사회봉사활동 80시간과 제재금 500만원, 한 차례 방문한 이용찬과 정철원에게는 각각 사회봉사 40시간과 제재금 300만 원을 내렸다.
KBO 조사위원회는 3명은 물론 대표선수들까지 전수조사했다. 사용한 카드 내역서를 제출 받아 해당 업소까지 확인했다. 그 결과 애당초 불거졌던 의혹, 여성 접대부가 있는 룸살롱은 물론 경기 당일도 아니었다는 점을 확인했다. KBO 규약 제 151조 [품위손상행위]에 근거해 대회기간 2차례 유흥주점을 방문해 국가대표의 품위를 손상시킨 점을 적용했다.
출장정지 처분은 없었다. 이에따라 세 선수는 1군에 복귀할 길이 열렸다. 김광현은 11일, 이용찬과 정철원은 12일부터 1군 등록이 가능하다. 일각에서는 솜방망이 처분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엄청난 일탈행위를 한 것도 아니어서 출장정지까지 내린다면 과한 징계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특히 김광현에 향한 시선이 곱지 못했다. 대표팀 마운드의 맏형으로 후배들을 잘 이끌어야할 위치인데도 두 번이나 음주를 했다. 후배까지 동석시켰다. 일본전 선발투수로 등판해 4회 도중 강판했고 한국은 대패를 했다. 대표팀을 향한 비난이 쏟아지는 엄중한 상황에서 또 유흥주점을 찾았다.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다. 김광현은 그동안 성실한 선수생활과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등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대회에서 맹활을 펼쳤다. 메이저리그까지 진출해 한국야구의 위상을 올렸다. 팬서비스도 물론 기부활동까지 모범적인 선수생활을 해왔고 이미지도 좋다. 그래서 더욱 음주파문이 더 충격적인 것도 사실이었다. 처음으로 겪는 비난에 고개를 숙였다.
거꾸로보면 김광현은 이번 일로 야구인생에서 중요한 깨달음도 얻었다. 주목받는 공인은 어떤 자리든, 어떤 환경이든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스마트폰과 SNS 등 개인 미디어들에 의해 모든 것이 포착되고 노출될 수 밖에 없다. 자중하고 진중하게 공인의 삶을 살아갈 수 밖에 없다.
공인의 삶은 그래서 어렵다. 이제는 빚은 갚은 마음으로 프로생활도 이어가야 한다. 사회봉사 80시간도 적은 것은 아니다. 기존처럼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성실하고 노력하는 선수로 다가선다면 팬들은 다시 따뜻한 시선을 보내줄 것이다. 이용찬과 정철원도 마찬가지이다. 심기일전해 발전과 도약의 계기로 삼는다면 이거야말로 진정한 사과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