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차정숙’ 김대진 감독이 앞서 불거진 크론병 논란의 후속 조치 상황을 전했다.
최근 JTBC 토일드라마 ‘닥터 차정숙’의 종영을 맞아 연출을 맡은 김대진 감독의 인터뷰가 서울 용산구 모처에서 진행됐다.
‘닥터 차정숙’은 20년 차 가정주부에서 1년 차 레지던트가 된 차정숙의 찢어진 인생 봉합기를 그린 드라마. 병원이 배경인 만큼 많은 환자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가운데, 지난달 6일 방송된 7회에서는 크론병에 대해 부정적인 표현이 등장해 시청자들의 공분을 샀다. 작중 크론병 환자의 장인, 장모가 “못된 병”, “유전도 된다면서” 등의 대사를 했던 것. 이에 실제 크론병을 앓고 있는 환자 또는 이들의 가족들이 자칫 병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표현을 지적하며 시청자 게시판 등에 항의글을 남겼다.
이후 제작진 측은 공식입장문을 내고 “해당 에피소드는 크론병 증세 중에서도 중증도 만성 합병증을 가진 환자 특정 케이스를 다루려 했으나 일반적인 크론병 사례가 아니라는 설명이 미흡했다. 의학 전문 지식이 없는 등장인물이 한 대사가 특정 질환에 부정적 인식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이에 대해 김대진 감독은 “솔직히 ‘아차’ 싶었다. 이렇게 해서 이 환자가 너무 고통스러워서 옥상까지 간다는 내용이었다. 그렇다고 하면 딸자식을 가진 부모로서 성질이 나니 아무 말이나 뱉는 정도로만 생각했다. 저도 작가님도 놓친 부분”이라며 “감정적으로 막말을 내뱉는 장면이었지만, 일이 일어나고 나서 ‘그럴 수 있겠다’ 싶었다. 환자나 가족 입장에서는 과거가 아니라 현재의 이야기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어 “논란에 대해 확실히 짚고 넘어가는 게 맞는데, 사과문을 내기 전에 상의도 많이 했다”면서도 “영상 수정 부분이 쉽지 않은 게 예전처럼 방송사에 소속된 직원인 연출이 만든 작품이면 사과하고 책임지고 (문제 장면을) 삭제해서 내보내면 된다. 그런데 요즘은 저도 JTBC 소속이 아니고 저한테 (삭제) 권한이 없다”고 달라진 시스템을 전했다.
실제 아직 논란이 된 장면은 OTT 등에서 아직 편집되지 못한 상황. 김대진 감독은 “방송사에는 분명 얘기할 거다. 어제 김병철 배우도 이 내용에 대해 인터뷰를 했더라. 방송사와 후속조치를 얘기해야 하는데. 방송사도 한번에 얘기되는 게 아니라 너무 루트가 다양하다. 재방, 삼방이 많은 방송사에서 나가고 있고 티빙도 있지 않나”라고 어려운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제일 어려운 게 넷플릭스다. 해외 OTT는 우리 영역을 벗어난다. 우리 관습과 법률이 맞지 않다. 미국 법률 계약서를 가져오면 디즈니의 경우 계약서가 영어로 300~500페이지에 달한다더라. 세세한 것까지 다 있다. 그에 맞춰서 내용을 수정한다는 게 시청자가 생각하는 범위를 넘어가더라. 해외로 나가다 보니 영상을 잘라내서 바꾸고 자막 작업을 하는 게 복잡하더라”라면서도 “한 번에 해결될 순 없지만 방송사와 얘기해서 좋은 방법을 찾아보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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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강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