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가 소중하다".
김원형 SSG 랜더스 감독은 불펜투수 가운데 노경은(39)을 가장 신뢰하고 기용하고 있다. "초접전 상황에서는 경은이가 1번이다. 그만큼 내가 많이 믿는다"고 신로했다. 2021시즌을 마치고 롯데에서 방출되자 곧바로 영입한 것이 신의 한 수가 되었다. 작년 선발과 불펜에서 창단 첫 우승에 기여했고 올해는 최강 승리조 투수로 불펜의 기둥 노릇을 하고 있다.
지표가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다. 올해 28경기에 등판해 4승1패2세이브15홀드, 평균자책점 1.50을 기록하고 있다. 21승 과정에 개입하고 있다. 5월 12경기 가운데 1실점이 딱 한 번 있었다. 6월은 4경기 모두 무실점행진이다. 7일 기준으로 11경기 연속 실점이 없다. 39살 답지 않는 강력한 직구와 포크, 노련한 완급투구로 연일 홀드를 챙기고 있다.
6~7일 KIA 타이거즈와의 광주경기에서 이틀연속 한 점차 승리를 거두는 과정에 노경은의 활약이 배여있다. 6일에는 3-2로 앞선 8회말 마운드에 올라 류지혁과 박찬호를 가볍게 범타로 요리하고 홀드를 챙겼다. 7일은 7회에 등판해 내야안타를 맞고 승계주자의 득점을 허용했지만 역전을 막았고 아웃카운트 4개를 삭제했다. 특히 8회 박찬호를 상대로는 최고 150km짜리 볼을 던지며 힘으로 제압했다.
39살의 나이에 호투의 비결을 묻자 "내가 쉽게 아웃카운트를 잡으니가 상대가 나를 분석했을 것이다. 그러면 나도 초구 커브를 던지는 등 패턴을 바꾸어준다. 주자가 있으면 힘있게 던지지만 없을때는 강약조절을 한다. 그래야 체력안배를 하며 한 주를 버틴다. 트레이너가 챙겨주는 비타민을 항상 챙겨먹는다. 그래서 성적이 나오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특히 134승을 따낸 김원형 감독의 존재도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 "감독님이 나를 믿어주고 좋은 말씀도 큰 동기부여가 된다. 감독님이 예전부터 나를 영입하려고 하셨다. 잘하는 거 바라지 않고 운동 열심히 하라고 하셨다. 마흔이지만 아직도 배우고 있다. 게임의 어떤 상황에서 내가 틀리면 아차싶은데 감독님의 게임 운영 등 보고 배울게 많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야구에 대한 새로운 깨달음도 후배들과 공유하고 있다. 최강 불펜을 이끄는 노경은의 힘이다. "이제 얼마 안남았다. 하루하루가 소중한 것 같다. 어릴때는 야구 진짜 몰랐다. 멋모르고 야구했다. '야구를 알 때 은퇴한다'는 최향남 선배의 명언을 느끼고 있다. 아픈 곳이 없어 자신이 있다. 하면 된다라는 것을 후배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피칭 매커니즘도 후배들과 많이 연구하고 공부하고 서로 공유한다. 후배들이 좋아하는 모습보면 뿌듯하다"며 말했다.
노경은은 홀드 부문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 롯데 구승민을 4개차로 앞서 있다. 이런 추세라면 홀드왕은 떼놓은 당상이다.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아있다. 홀드왕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 그냥 TOP3 안에 들어가는 것이 목표이다"며 웃었다. 목표보다는 후배들과 함께 야구를 배우며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불펜을 지키겠다는 노장의 마음이 엿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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