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지향하는 스몰볼의 야구. 이 스몰볼의 야구로 롯데는 4월을 버티고 5월까지 기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기나 긴 정규시즌 레이스에서 숨 쉴 공간이 있어야 하는데 그 공간을 타선의 대폭발과 대승으로 만들어줘야 한다. 현재 롯데는 이 숨 쉴 공간이 마련되어있지 않다. 점수를 짜내며 버티는 것도 한계가 있는 법. 롯데의 스몰볼에도 한 방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역할을 돌아온 외국인 타자 잭 렉스가 해주길 바라야 한다.
롯데는 지난 7일 사직 KT전에서 연장 10회 접전 끝에 2-3으로 패했다. 실책으로 점수를 뽑았고 실책으로 다시 점수를 내주고 8회 겨우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접전 속에서 10회 1사 3루에서 김도규가 폭투로 결승점을 헌납했다.
이번 3연패는 지난 4월 8일 이후 60일 만의 3연패였다. 긴 연패가 없는 팀은 상위권의 자격이기도 했다. 올해 롯데가 상위권에 버티고 있는 이유가 3연패가 없다는 점이었다. 2023년의 롯데는 비교적 탄탄한 전력에 회복력이 뛰어난 팀이다. 선수단 내에서도 3연패가 없다는 것을 자부심으로 느끼고 있었다.
물론 시즌을 치르면서 위기가 없을 수는 없다. 롯데는 시즌 초에 한 번 찾아왔고 이후 9연승으로 이를 극복했다. 기복 없이 상위권을 유지하던 상황에서 2차 위기가 찾아오기 직전이다. 3연패 기간 타선이 침묵하고 있다. 3연패 기간 득점은 4득점에 불과하다.
타선의 응집력을 높았지만 화끈하게 터지는 경기는 많지 않았다. 접전의 경기들을 거듭하면서 선수단 전체의 피로도와 스트레스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미 롯데는 50경기 중 32경기를 3점 차 이내 경기로 치렀다. SSG(53경기 중 40경기)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경기가 3점 차 이내에서 승부가 결정됐다.
결국 1년 내내 점수를 짜내고 버티는 건 한계가 있다. 소총부대 성격의 타선이지만 그래도 한 방으로 해결해줄 수 있는 위압감 있는 타자의 존재가 절실하다. 현재 롯데의 팀 타율은 2할5푼6리로 전체 4위지만 장타율은 8위, 팀 홈런은 18개로 꼴찌다.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팀 홈런 20개를 넘지 못하고 있다.
장타로 존재감을 뽐내야 할 선수는 단연 최근 무릎 부상에서 복귀한 렉스다. 렉스는 지난달 17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4월 중순부터 우측 무릎이 좋지 않았던 렉스였고 통증을 관리하면서 경기를 뛰고 있었다. 그러다 우측 무릎 힘줄 미세 파열로 진단을 받으면서 재활을 했고 지난 6일 KT전을 앞두고 돌아왔다.
하지만 2경기에서 8타수 1안타를 기록 중이다. 삼진은 3개를 당했다. 퓨처스리그 재활 경기는 2경기만 치르고 돌아왔기에 아직 실전 감각, 타이밍 등이 온전하게 돌아오지 않았을 수 있다. 기대감을 품게하는 타구 자체가 나오지는 않고 있다.
안타 생산도 중요하지만 렉스에게 기대하는 것은 결국 장타다. 현재 선수단의 구성상 장타 생산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 렉스가 그 기대치를 충족시켜야 한다. 선수 스스로도 좀 더 경각심을 갖고 본인이 해야 할 역할을 알고 지위를 인지해야 한다. 렉스의 홈런은 2개 뿐이고 마지막 홈런은 4월27일 사직 한화전이었다.
롯데가 괜히 렉스에게 130만 달러(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100만 달러, 인센티브 10만 달러), 한화호 약 17억 원라는 거액을 투자한 게 아니다. 분위기 반전을 시켜줄 장타 치는 렉스를 롯데는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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