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몸’ 제이콥 디그롬(35)의 팔꿈치 수술로 인해 텍사스 레인저스 구단이 사면초가에 몰렸다. 현지 언론은 텍사스 구단이 디그롬의 부상 위험을 알고도 거액을 투자했다며 비난 강도를 높이고 있다.
ESPN, MLB.com 등 미국 복수 언론은 지난 7일(이하 한국시간) “디그롬이 우측 척골 측부 인대 파열로 인해 수술대에 오른다”라고 디그롬의 수술 소식을 전했다.
한때 메이저리그 대표 에이스로 이름을 날렸던 디그롬의 최대 약점은 건강이다. 2014년 메이저리그 데뷔 후 2차례 사이영상 수상(2018, 2019), 4차례 올스타 선정(2015, 2018, 2019, 2021) 등 이력이 화려하지만 2020년부터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며 최근 3시즌 동안 38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2019년 이후 한 시즌에 15경기 이상 선발 등판한 적이 없다.
그럼에도 텍사스는 지난 겨울 5년 1억8500만 달러(약 2416억 원)의 거금을 들여 디그롬을 영입했다. 당시 텍사스 구단은 유리몸 선수를 향한 오버페이 지적에 “디그롬은 다치지 않으면 메이저리그 최고의 투수가 될 수 있다. 건강을 유지한다면 텍사스가 리그에서 가장 강한 선발진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선수의 건강을 기원했다.
구단의 바람과 달리 디그롬은 예상보다 일찍 주저앉았다. 4월 30일 우측 팔꿈치 염증 부상으로 15일짜리 부상자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상태가 좀처럼 호전되지 않으며 빨라도 6월 초는 돼야 복귀가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그런데 6월 초가 되자 회복이 아닌 60일짜리 부상자명단 이동에 이어 팔꿈치 수술에 따른 시즌 아웃이라는 비보가 전해졌다.
현지 언론은 텍사스 구단을 향해 비난의 화살을 쏘고 있다. 미국 텍사스주 지역 언론 ‘타임즈 레코드 뉴스’는 “텍사스 구단은 디그롬과 5년 1억8500만 달러 계약을 체결한 시점에서 선수의 부상 리스크를 알고 있었다. 디그롬은 뉴욕 메츠에서도 그랬듯 텍사스에서도 마운드보다 부상자명단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많다”라며 “텍사스는 디그롬이 2021시즌 후반 팔꿈치 염증으로 장기 이탈했던 사실을 알았지만 위험을 무릅쓰고 거액을 들였다”라고 작심 비판했다.
가장 속상한 건 선수다. 디그롬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재활 과정은 그야말로 롤러코스터였다. 기분이 좋은 날도 있었고, 그렇지 않은 날도 있었다. 불펜 피칭을 하고 나면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느낌이 들었지만 다음날 다시 안 좋았다”라며 “당분간 경기에 나가지 못할 거라는 말을 들으면 힘들다. 텍사스의 승리를 돕지 못하는 건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라고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