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퀴즈 온 더 블럭’ 엄정화가 ‘갑상선암’ 수술 당시 두려웠던 심경을 밝혔다.
7일에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에서는 ‘포기하지 마’ 특집으로 꾸며진 가운데 대한미국 최고의 디바 엄정화가 등장했다. 엄정화는 “나 드디어 여기 앉아보는 구나”라며 “나 너무 오고 싶었다. 너무 안 불러줘가지고. 정말 다른 데보다 여기가 너무 오고 싶었다”라며 설렘을 드러냈다.
그러자 유재석은 최근 흥행 속에 종영한 드라마 ‘닥터 차정숙’을 언급하며 “축하드립니다. ‘페스티벌’ 가사처럼 행복한 순간이야. 해피 데이를 요즘 보내고 계신 엄정화 씨. 얼마나 좋으시냐. 너무 좋죠?”라고 물었다. 이에 엄정화는 “진짜 ‘아니 이게 웬일이야?’ 이런 날이 오는 구나 그런 기분이다”라고 활짝 웃었고, “‘닥터 차정숙’ 너무 사랑해주셔서 너무 행복하고 감사합니다”라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러면서 엄정화는 차정숙과 자신이 실제 비슷한 점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차정숙도 20년 만에 가정주부에서 의사로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역할이고 지금의 나 엄정화로서는 뜨거운 반응을 20년 만에 받는 것 같다. ‘초대’, ‘포이즌’ 할 때의 뜨거운 반응을 오랜만에 느껴보는 것 같다”라고 이야기 했다.
또 엄정화는 “‘닥터 차정숙’ 첫방 너무 떨리지 않았나”라고 묻자 “엄청 긴장 많이 했다. ‘닥터 차정숙’ 첫방송 할 때 ‘유랑단’ 촬영할 때 였다. 숙소에서 촬영 중이어서 드라마는 못 보고 감독님, 동료 배우들이 너무 좋았다고 메시지가 오더라. 굉장히 기사가 좋게 나왔다”라고 답했다. 이어 “물음표가 아니라 느낌표라서 좋았다. 감정이 막 올라와서 카메라 없는데 가서 30분 울었다. 기쁨의 눈물이다”라고 당시 느꼈던 감정을 회상했다.
그런 가운데 유재석은 극중 남편 역을 맡은 김병철을 언급하며 케이크에 얼굴을 묻었던 신에 대해 통쾌했다고 말했다. 엄정화는 “완전 제가 너무 잘했다. 팍! 이렇게 했는데 얼굴에 카스텔라가 이만큼 묻어있더라. 저 진짜 입술을 깨물었다. NG 안 내려고. 근데 저쪽 부스에서 웃음이 터져서 NG가 났다”라고 전했다. 이때 유재석이 “김병철 씨가 동생이죠?”라고 묻자 엄정화는 “그 이야기를 왜 해?”라고 발끈했다. 이에 유재석은 “아니, 김병철 씨는 저보다도 동생인데”라고 당황한 듯 말을 흐려 웃음을 자아넀다.
먼저 가수 엄정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1993년, ‘눈동자’로 데뷔했으며 몽환적이고 도시적인 분위기를 자아내 가요계에 트렌드를 주도했다. 특히 ‘눈동자’는 고(故) 신해철이 만든 곡이었다. 이에 엄정화는 “신해철 오라버님이 네 눈을 보고 가사를 썼다고 해주셨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곡 때문에 제가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 당시 나의 이미지를 어떻게 가지고 갈 것인 가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했다”라고 말했다. 이후 ‘초대’, ‘몰라’, ‘디스코’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남긴 엄정화였다. 자신의 앨범 중 최고의 명반을 꼽으라는 질문에 엄정화는 “모든 곡들이 다 너무 사랑을 많이 받았다”라며 ‘몰라’가 있는 5집을 선택했다.
배우로서 엄정화는 영화 ‘결혼은 미친 짓이다’로 10여년 만에 주연배우로 컴백했다. 당시 이 영화를 통해 엄정화는 백상예술대상 최우수연기상 수상을 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엄정화는 “반응이 엄청 좋았다. 이 작품을 하기 전에 고민을 많이 했다. 굉장히 수위가 높은 신들이 많아서 다들 말렸다. 지금 너 이렇게 인기 많은데 이 모든 너의 인기 조차 없어질 수 있다. 저도 좀 두렵긴 했는데 저는 너무 다시 영화가 하고 싶었다. 이미지가 너무 가수 쪽으로 굳어져서 작품이 오질 않더라. 그래서 제안 받아서 고마웠고, 작품의 메시지가 좋았다. 결혼을 앞둔 30대 여성의 이야기를 사실적으로 담은 작품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렇게 배우로서 재기에 성공한 엄정화는 멜로, 스릴러, 액션, 코미디 등 다양한 장르에서 탁월한 캐릭터 소화력으로 자신만의 연기를 선보였다. 하지만 엄정화는 가수로서, 배우로서 병행해 활동하는 것은 서로의 커리어에 도움을 주지 않는다고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사실 그것 때문에 내가 가고 싶은데도 시도조차 안 하고 안 가볼 순 없지 않냐”라며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그런가 하면, 엄정화는 ‘디스코’ 앨범 발매를 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그는 “그때 나이가 38살인가 그랬다. 무대가 좋고 무대에 항상 올라가고 싶고 그랬는데 그것 때문에 그만두고 싶지 않았다. ‘디스코’를 내기 전에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곡들을 음악적으로 엄청 변화도 주고 그런 시도를 많이 했다. 대신 음악 판매량은 엄청 저조했고, 순위에서 사라졌다. 다시 팬들, 대중들이 좋아하는 곡을 만들고 싶어서 만든 곡이다”라고 말했다.
엄정화가 ‘디스코’ 발매한 2008년은 여성 가수들의 전성시대였다. 바로 서인영의 ‘신데렐라’, 원더걸스의 ‘노바디’, 이효리의 ‘유고걸’까지 치열했기 때문. 그러자 엄정화는 “할말 있다. 그때 내가 진짜 1위 탈환을 목전에 두고 있었다. 내가 정말 대중적으로 다시 1위를 하고 싶었다. 이효리가 그 주에 나왔는데 1위 후보더라. 일주일만 더 있다 나오지. 바로 1위를 해버린 거다”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에 유재석은 “‘디스코’도 대단했지만 ‘유고걸’은 더 대단했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날 엄정화는 갑상선암 수술 이후 느꼈던 두려움을 전했다. 유재석은 “다시 노래할 수 없을 것 같은 두려움이 컸다고”라고 물었고, 엄정화는 “‘디스코’ 이후 갑상선암 수술을 했다. 수술 후 8개월 간 목소리가 안 나왔다. 그 당시 아무도 몰랐다. 말을 하면 제가 하고 싶은 일을 못하게 될 것 같았다. 목소리가 안 나오게 될 때의 공포가 엄청나더라”라고 털어놨다.
엄정화는 “노래를 못할까 걱정했다. ‘환불원정대’ 때도 목소리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 힘들었는데 재석 덕분에 엄청 도움을 받았고, 내가 더 용기가 생겼다”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그러면서 “학원비도 끊어주고, 보약도 지어주고 누가 나를 위해서 누군가 뭘 끊어준 적이 없거든”이라며 유재석의 미담을 전했다. 이에 유재석은 “정화 누나가 늘 그랬던 것 같다. ‘그래 재석아 한 번 해볼게’ 했다. 그때 진짜 엄정화 누나한테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드린다”라며 “저희 집에 엄정화 패딩이 있다. 아껴 입는다. 저도 입고 아내 경은이도 입는다. 정말 멋있다”라며 화답했다.
갑상선암 극복 후 엄정화는 달라진 목소리 마저 ‘나’라고 인정했다. 엄정화는 “목소리는 좋아지고 있고, 찾아가고 있다”라며 “얘기하고 연기를 할 때는 극복했다. 그런데 가끔 댓글을 보면 ‘목소리가 떨린다. 어디 아픈가 보다’라며 걱정하더라. 아픈 건 아니다. 여러분들도 제 목소리가 이렇다고 받아들여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제 목소리 가 떨리고 갈라질 때마다 고민도 했었다. ‘이게 왜 안 되지?’ 자꾸 예전과 비교를 했다. 그런데 단점이라고 생각하고 자꾸 감추니까 더 안 좋게 느껴지고, 스스로 움추러 들더라. 그래서 ‘이건 나야’라고 받아들이면 거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제 목소리가 마음에 든다”라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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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유 퀴즈 온 더 블럭’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