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의 미래 쌍두마차로 잔뜩 기대를 모으고 있는 두 강속구 신예 투수의 투구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같은 빠른 공을 던졌으나 그 내용은 딴판이었다.
2년 차 ‘파이어볼러’ 문동주는 시즌 4승 도전에 실패했다. 하지만 긍정적인 결과를 낳았다.
한화는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시즌 8차전에서 3-6 아쉬운 역전패를 당했다. 잠실 원정길에서 2연패에 빠졌다.
선발 등판한 문동주가 6이닝 동안 최고 160km의 강속구를 꽂아넣으며 7피안타 5탈삼진 무사사구 1실점(비자책점) 호투를 펼쳤다.
두산은 문동주를 상대로 꼼짝 못했다. 4회까지는 1점도 뽑지 못했다. 5회초 2사 이후 이유찬의 내야안타와 정수빈이 좌익수 쪽 안타 후 상대 좌익수 송구 실책이 나오면서 1-2로 추격했지만 동점까지는 가지 못했다.
지난 9경기에서 3승 4패, 평균자책점 4.00을 기록 중인 문동주는 이날 제구가 잘 됐다. 6월 첫 등판인 지난 1일 키움 히어로즈 상대로 7이닝 동안 2피안타 4탈삼진 1볼넷 무실점 역투로 승리투수가 된 문동주는 잠실 원정에서도 안정적인 투구를 했다.
최원호 감독은 “문동주가 제구력만 잘 잡히면 3~4년 후 한국야구 최고의 투수가 될 것이다”고 호언장담한 적이 있다. 7일이 바로 최 감독이 기대한 문동주의 날이었다.
비록 불펜진이 무너지면서 문동주의 승리가 날아갔지만, 지난 키움전만큼 좋은 투구 내용을 보여줬다. ‘강속구’를 갖고 있는 문동주는 자신이 걸어가야 할 길을 잘 찾아가고 있다.
반면 한화의 또 다른 ‘광속구’ 투수 신인 김서현은 여전히 제구력 불안이라는 숙제를 해결하지못했다. 문동주 이후 7회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김서현도 155km는 거뜬히 넘길 수 있는 속구를 자랑한다. 하지만 이날 두산전에서 문제는 155km에 못미친 구속이 아니었다.
김서현은 첫 타자 로하스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았다. 1아웃 이후 제구가 갑자기 무너졌다. 박계범을 초구에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내고 이유찬에게는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했다.
제구가 전혀 되지 않았다. 한하 벤치는 바로 교체했다. 결과는 구원 등판한 김범수, 강재민마저 흔들리면서 역전을 허용했다. 모두 제구 문제였다.
팀 리드를 지키지 못한 신인 김서현에게는 문동주의 투구가 좋은 참고서가 될 듯하다. 김서현이 제구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그의 미래는 장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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