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벌위원회는 어떤 징계를 내릴까. 출장정지에서 벌금까지 예측이 다양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한 국가대표 선수들의 뒤늦게 드러난 음주 논란에 대해 상벌위원회를 연다.
KBO는 7일 오전 11시 WBC 국가대표 음주 논란과 관련해 SSG 김광현, NC 이용찬, 두산 정철원에 대한 상벌위원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상벌위원회는 비공개로 진행된다
선수가 상벌위원회에 직접 소명을 원할 경우 참석할 수 있다. 김광현, 이용찬, 정철원은 상벌위원회에 직접 참석해 소명을 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김광현, 이용찬, 정철원은 대회 기간 중 일본 도쿄 시내 유흥업소에서 경기가 없는 이동일과 휴식일 전날 밤에 음주를 했다고 시인했다.
국가대표 운영 규정 제13조 [징계] 조항에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자는 징계위원회를 개최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징계는 KBO 규약 및 벌칙 내규에 의거하여 적용한다.
야규 규약 제151조 [품위손상행위]에 선수, 감독, 코치, 구단 임직원 또는 심판위원이 마약범죄, 병역비리, 인종차별, 폭력, 성범죄, 음주운전, 도박, 도핑 등 경기 외적으로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하여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경우 실격 처분, 직무 정지, 참가활동정지, 출장정지, 제재금 부과 또는 경고 처분 등 적절한 제재를 가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음주 자체는 도박이나 폭력, 음주운전처럼 품위손상행위에 해당되지는 않는다. 그런데 WBC에서 1라운드 탈락의 실망스런 성적으로 마쳤고, 뒤늦게 음주 사실이 드러나 팬들의 비난 여론이 거셌다.
김광현, 이용찬, 정철원은 유흥업소에서 술을 마신 것에 대해 잘못을 인정하고 나란히 사과했다. 사과문을 발표하고 1군 엔트리에서 빠져 자숙중인 세 선수에게 포괄적인 의미로 국가대표로서 품위손상을 이유로 징계를 내릴지, 상벌위원회 의견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현장에서는 출장 정지를 예상하는 의견들이 있는가 하면, 벌금과 유소년 봉사활동으로 충분하다는 의견도 있다. 가장 경미한 징계는 '경고 처분'이다.
모 매체에서 지난달 30일 WBC 대표팀 일부 선수들이 호주전과 일본전을 앞두고 밤새 유흥업소에서 여성 접대부와 술을 마셨다고 폭로했다. 경기을 앞두고 새벽까지 룸살롱에서 술을 마셨다는 폭로로 인해 KBO리그는 쑥대밭이 됐다.
그런데 KBO와 9개 구단은 진상 조사에 들어갔고, 그 결과는 최초 폭로와는 사실 관계가 조금 달랐다. 김광현, 이용찬, 정철원은 KBO에 경위서를 제출했고, KBO는 31일 "3명의 선수가 대회기간 동안 경기가 있는 전날 밤, 스낵바에 출입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오사카에서 도쿄로 이동한 날(7일)과 휴식일 전날(10일) 해당 업소에 출입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3명을 제외한 선수들은 대회 기간 유흥업소 출입 사실이 없다고 사실 확인서를 통해 밝혔다"고 발표했다.
최초 보도에서 거론된 날짜와 장소는 달랐다. 경기가 없는 날 밤에 마셨고, 여성 접대부가 없는 스낵바라고 밝혔다. 김광현은 이동일(7일)에 지인과 음주를 마셨고, 휴식일 전날(10일) 후배 정철원과 함께 음주를 했다. 이용찬은 휴식일 전날(10일) 지인과 술을 마셨다고 했다.
지난 1일 경기를 앞두고 김광현, 이용찬, 정철원은 경기에 앞서 취재진 앞에서 공개 사과를 했다. 김광현은 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WBC 대회 기간에 불미스러운 행동으로 인해 사과의 말을 하고자 미디어, 팬들 앞에 서게 됐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국제대회 기간에 생각 없이 행동했다는 점에 대해 야구를 사랑하는 모든 팬들, 미디어 및 야구 선후배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사과의 말씀드리고 싶다. 팀의 베테랑으로서 생각이 많이 짧았고 스스로를 컨트롤하지 못한 점에 대해 후회하고 있다”고 고개 숙여 말했다.
이용찬은 1일 창원NC파크에서 "먼저 국가대표로서 많은 응원 보내주신 팬분들과 모든 관계자분들께 실망을 끼쳐드려 죄송하다. 대회 기간 중 휴식일 전날 지인과 함께 도쿄 소재 한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했고, 인근 주점으로 이동해 2시간 가량 머무른 후 곧바로 숙소에 귀가했다. 이유를 불문하고 국제대회 기간 중 음주를 한 점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고개 숙여 사과했다.
정철원도 1일 창원NC파크에서 "우선 프로야구 선수로서, 국가대표 태극마크를 달고서, 야구 팬들과 모든 분들께 너무 큰 실망을 끼쳐드렸다. 머리숙여 사과드린다. WBC 대회 중인 3월 10일, 일본전이 끝나고 술자리를 가졌다. 대표팀의 좋지 않은 성적에 많은 분들이 실망하고 있는 상황에서 부끄러운 행동을 하고 말았다.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경솔한 행동이었다. 제 자신이 정말 부끄럽다"고 사과했다.
김광현은 1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이용찬과 정철원은 2일 엔트리에서 빠졌다. 상벌위원회 개최에 앞서 엔트리 제외로 자숙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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