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 투수 이재학(33)과 외야수 권희동(33)은 지난해 FA 시장에서 외면을 받았다. 뚜렷한 성과를 남겼지만 냉혹한 평가를 받으며 기대만큼의 대우를 받지 못했다.
2010년 프로 데뷔 후 지난해까지 1군 통산 77승을 거뒀고 5차례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두는 등 검증된 선발 요원인 이재학은 지난해 12월 계약 기간 2+1년 최대 9억 원에 계약했다.
지난해까지 1군 통산 857경기에 나서 타율 2할5푼9리 645안타 81홈런 381타점을 올린 권희동은 2월 NC와 1년간 최대 1억 2500만 원(연봉 9000만 원, 옵션 3500만 원)의 조건에 합의했다.
이들은 미국 애리조나 캠프 대신 마산구장에 차려진 퓨처스 캠프에서 올 시즌을 준비했다. 팀이 위기에 처했을 때 이들의 존재는 빛났다.
예비 선발 자원으로 분류됐던 이재학은 올 시즌 세 차례 등판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하는 등 1승 무패 평균자책점 1.00을 기록 중이다. 권희동은 타율 2할9푼9리(67타수 20안타) 1홈런 9타점 8득점으로 매서운 타격감을 뽐내고 있다.
강인권 감독은 이재학과 권희동의 활약에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6일 대구 삼성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이재학과 권희동은 베테랑 선수로서 마음의 상처가 분명히 있을 거다. 해외 캠프 대신 국내에서 잘 준비해온 점을 칭찬해주고 싶다. 선수들이 열심히 준비한 덕분"이라고 했다.
평소 선수들과 자주 소통하는 강인권 감독은 "캠프를 앞두고 이재학과 대화를 나눴다. 젊은 투수들을 좀 더 확인하기 위해 캠프 명단에서 제외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재학은 국내에서 잘 준비할 거라 믿었다. 권희동은 계약까지 어려움을 겪었지만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자주 소통했다"고 전했다.
강인권 감독은 "이재학은 선발진에 공백이 생길 경우 좋은 투구를 보여줄 거라 생각했는데 권희동은 이만큼 할 거라 생각하지 못했다. 선수 스스로 이겨낸 것"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 "권희동은 원래 까다로운 유형의 타자다. 적극적으로 승부하다가 기다려야 할땐 기다릴 줄 안다. 상황에 맞는 타격을 할 줄 아는 선수다. 가끔 가다 큰 거 한 방을 칠 수 있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