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런 문제 프런트에 넘기겠다” 감독도 포기…24억 이어 8억도 통째로 날리나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3.06.07 08: 00

작년 24억 원에 이어 올해 8억 원까지 통째로 날리는 것일까. 두산 베어스가 야심차게 영입한 외국인투수 딜런 파일이 교체 위기에 처했다. 
두산 이승엽 감독은 지난 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시즌 7차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딜런의 상태가 좋지 않다. (훈련이) 스톱이다”라며 허탈한 미소를 지었다. 
작년 11월 총액 65만 달러(약 8억 원)에 두산 새 외국인투수가 된 딜런. 제2의 조시 린드블럼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2월 말 호주 스프링캠프에서 라이브피칭 도중 타구에 머리를 맞아 골타박상을 당하는 불운을 겪었다. 이로 인해 두 달 동안 휴식 및 재활에 전념했고, 개막 후 한 달이 돼서야 데뷔전을 치렀다. 

12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렸다.경기에 앞서 두산 이승엽 감독이 딜런의 불펜 피칭을 바라보고 있다. 2023.04.12 /sunday@osen.co.kr

두산 딜런 파일 / OSEN DB
뚜껑을 열어보니 실력은 기대 이하였다. 두 달이라는 긴 시간을 기다린 보람이 없었다. 딜런은 데뷔전이었던 5월 4일 잠실 한화전에서 4이닝 5실점으로 패전을 당한 뒤 11일 사직 롯데전에서 5이닝 4실점(3자책) 노 디시전에 그쳤다. 2경기 평균자책점은 8.00. 
설상가상으로 건강마저 오래가지 못했다. 5월 11일 사직 롯데전을 마치고 우측 팔꿈치 내측 굴곡근 염좌 진단을 받으며 15일부터 다시 재활에 돌입했다. 이후 일주일 동안 상태를 호전시킨 뒤 23일 잠실구장으로 출근해 첫 캐치볼을 무사히 마쳤지만 바로 이튿날 캐치볼에서 부상 부위 통증이 재발하며 다시 글러브를 내려놨다. 
두산 베어스 딜런이 6회말 무사 2, 3루 실점위기서 강판당하고 있다. 2023.05.11 / foto0307@osen.co.kr
딜런은 일주일 동안 다시 상태 회복에 전념한 뒤 지난 4일 불펜피칭을 시도했다. 하지만 팔꿈치 굴곡근 부위에 여전히 통증을 호소하며 복귀 플랜에 제동이 걸렸다. 이 감독은 “좋은 상태가 아니다. 투구를 하다가 불편함을 호소했다. 걱정이 든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부상 재발로 복귀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 현재로서는 교체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꾸준히 5강권에서 순위싸움 중인 두산은 더 이상 딜런을 기다릴 여유가 없다. 이 감독은 “선택지는 두 가지다. 교체를 하거나 안고 가는 것이다. 그런데 상태가 좋은 편이 아니다. 1군에서 뛰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 같다”라며 “딜런 문제는 프런트에 넘기겠다. 다만 아직 교체 결정이 난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두산 아리엘 미란다 / OSEN DB
두산은 지난해에도 외인투수의 부상 리스크로 인해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 주인공은 아리엘 미란다. 2021년 정규시즌 MVP에 힘입어 총액 190만 달러(약 24억 원)에 재계약했지만 스프링캠프 때부터 어깨 통증을 호소하더니 개막 후에도 상태가 호전되지 않으며 두 달 넘게 1군서 자취를 감췄다. 이후 회복을 거쳐 6월 말 복귀했지만 ⅔이닝 4실점 참사를 겪고 짐을 쌌다. 
올해도 외국인투수에게 투자한 65만 달러를 통째로 날릴 위기에 처했다. 2년 연속 '용병'을 보는 안목이 오작동한 결과다. 
/backlight@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