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삼성-NC전이 열린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9-6으로 앞선 9회말이 되자 ‘끝판대장’ 오승환(삼성)이 3루 불펜에서 나와 마운드를 향해 걸어 나왔다. 등장곡인 ‘라젠카 세이브 어스’가 야구장 전체에 울려 퍼졌다. 팬들은 한미일 통산 500세이브 달성까지 세이브 1개를 남겨둔 오승환을 향해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오승환은 첫 타자 손아섭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지만 서호철(2루수 직선타), 천재환(헛스윙 삼진), 제이슨 마틴(1루 땅볼)을 꽁꽁 묶으며 사상 첫 한미일 통산 500세이브 금자탑을 세웠다.
오승환의 대기록 달성에 동료들이 더욱 신난 모습이었다. 특히 투수조 후배들은 저마다 플라스틱 물병을 들고 오승환의 방송 인터뷰가 끝나길 기다렸다. 오승환이 방송 인터뷰를 마치고 덕아웃으로 향하자 한꺼번에 몰려들어 격하게 축하해줬다.
오승환과 가장 친한 좌완 이상민은 오승환의 얼굴에 케이크를 발라 대기록을 축하해줬다. 이 과정에서 오승환의 거센 저항(?)에 이상민은 코피가 터지기도.
오승환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아홉 수라면 아홉 수가 걸려 있는데 한 번에 달성하게 된 게 가장 크다. (한미일 통산 500세이브 달성이) 끝이 아니기에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웃어 보였다.
이어 “스스로 오늘 칭찬하자면 그동안 500차례 팀 승리를 지켰다는 사실에 잠깐 뿌듯해도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이브는 혼자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동료들에게 고맙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올 시즌을 앞두고 “대기록을 빨리 달성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던 그는 “예상보다 많이 늦어졌는데 아시다시피 시즌 초반에 안 좋았고 생각대로 되지 않다 보니 마무리에서 내려왔고 말도 안 되는 선발 등판을 하기도 했다. 그런 계기를 통해 빨리 제 자리로 돌아와 불펜의 과부하를 줄이게 되어 그게 큰 거 같다”고 말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세이브를 묻자 “지금껏 그런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앞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에 대해 “KBO리그 통산 400세이브도 남아 있지만 그보다 팀 성적이 좋지 않은 가운데 9회 마운드에 올라 팀 승리를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하다. 블론 세이브를 범하지 않는다면 팀성적은 자연스레 좋아질 거고 팀이 많이 이긴다면 400세이브 달성도 따라오게 될 것이다. 블론 세이브를 안 하는 게 가장 큰 목표”라고 밝혔다.
팬들에 대한 감사 인사도 빼놓지 않았다. 오승환은 “너무 옛날 이야기 같지만 시민야구장에서 세이브 상황에 등판할 때 공 1개 던질 때마다 팬들께서 열광해주셨다. 그 기억이 떠올랐다. 자주 해달라는 건 아니고 더욱 집중할 수 있었고 팬들께서도 500세이브 달성 기록을 알고 계셨구나 싶었다. 팀이 최대한 많이 이기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