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시즌을 마치고 은퇴를 고민했던 선수가 구세주로 우뚝 섰다. 38세 노장은 죽지 않았다.
장원준(38·두산)은 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와의 시즌 7차전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5피안타 2볼넷 3탈삼진 1실점 호투로 시즌 2승이자 통산 131승째를 챙겼다.
1회 1사 후 정은원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채은성을 병살타로 잡는 관리능력을 뽐냈다. 2회 노시환의 안타로 처한 1사 1루 상황은 최재훈을 2루수 뜬공, 장진혁을 루킹 삼진으로 잡고 극복했다.
장원준은 2-0으로 앞선 3회 첫 실점했다. 선두 이진영을 만나 3루수 옆을 빠져나가는 2루타를 허용했다. 이후 이도윤의 진루타로 이어진 1사 3루서 문현빈 상대 1타점 추격의 적시타를 허용했다. 이어 정은원, 채은성을 연속 범타로 잡고 이닝 종료.
4회 위기도 슬기롭게 극복했다. 1사 후 노시환을 안타, 최재훈을 7구 끝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장진혁을 2루수 뜬공, 이진영을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실점하지 않았다. 그리고 4-1로 앞선 5회 1사 1루서 정은원을 유격수 뜬공, 채은성을 풀카운트 끝 삼진으로 잡고 승리 요건을 채웠다.
장원준은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첫 타자 김인환을 우익수 뜬공 처리했다. 이후 4-1로 앞선 6회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박치국과 교체되며 기분 좋게 경기를 마쳤다. 투구수는 88개. 1루 관중석을 가득 메운 두산 팬들은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는 노장을 향해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2022시즌을 마치고 은퇴 위기에 처했던 장원준은 이승엽 감독과의 면담 끝 현역 기회를 부여받았다. 그리고 5월 23일 잠실 삼성전에서 2020년 10월 7일 SK(현 SSG)전 이후 958일 만에 선발 등판, 5이닝 4실점으로 2018년 5월 5일 LG전 이후 1844일 만에 승리투수가 되며 역대 11번째, 좌완 4번째 통산 130승을 달성했다.
장원준은 1군서 제외돼 휴식을 취하다가 최원준의 부진 말소로 시즌 두 번째 선발 기회를 받았다. 13일을 쉬고 마운드에 오른 장원준은 삼성전보다 한층 안정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신무기인 최고 138km의 투심 아래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등을 적재적소에 곁들여 선발 임무를 100% 해냈다.
두산은 장원준의 호투에 힘입어 한화를 꺾고 3연전 기선제압과 함께 2연패를 끊어냈다.
장원준은 경기 후 "밸런스가 전체적으로 좋은 편은 아니었는데 결과가 좋은 쪽으로 나와서 기쁘게 생각한다. 주말에 우리 선발투수가 일찍 무너져서 조금이나마 길게 던지려는 생각으로 공을 던졌다. 선발진이 좋지 못한 상황에서 팀에 보탬이 돼 만족스럽다"라고 소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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