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뜩이나 타선 침체가 심각한 가운데 가장 믿을 만한 타자가 부상으로 빠졌다. 삼성 구자욱의 이야기다.
구자욱은 지난 3일 대전 한화전에서 8회 수비 도중 타구를 쫓다가 오른쪽 허벅지를 붙잡고 쓰러졌다. 5일 SM영상의학과에서 정밀 검진을 통해 오른쪽 햄스트링이 손상되어 재활에 6주가 소요된다는 진단을 받았다.
구자욱은 타율 2할9푼5리(183타수 54안타) 3홈런 27타점 28득점 OPS 0.834로 팀 공격의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5일 현재 팀타율(2할4푼8리) 9위에 머물러 있는 삼성은 구자욱의 전력 이탈로 타선의 힘이 더욱 약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박진만 감독은 4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2명(김지찬·김재성)이 회복돼 왔는데 2명(구자욱·김동진)이 또 아파서 내려가게 됐다. 걱정이 많아진다. 선수들을 완전체로 해서 재미있는 경기 운영을 할 타이밍이 됐는데 또 부상이 생겼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구자욱이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좌타 듀오' 오재일과 윤정빈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
오재일은 4월 한 달간 타율 1할9푼3리(83타수 16안타) 3홈런 16타점 10득점에 그쳤다. 전형적인 슬로 스타터로서 5월이 되면 다를 것이라고 했으나 타격감이 좀처럼 올라오지 않았다. 20경기에 나서 타율 1할5푼2리(66타수 10안타) 1홈런 7타점에 그쳤다.
오재일은 2일 대전 한화전에서 5-3으로 앞선 5회 중월 2점 홈런을 터뜨리며 8-7 승리에 기여했지만 아직까지 정상 컨디션은 아니다. 6월 3경기 타율 1할6푼7리(6타수 1안타) 1홈런 4타점에 불과하다.
슬러거 기대주 윤정빈의 출장 기회도 더욱 늘어날 듯. 윤정빈은 3일 대전 한화전에서 데뷔 첫 홈런을 신고했다. 1-2로 뒤진 7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오재일 대신 타석에 들어섰다.
윤정빈은 한화 선발 펠릭스 페냐의 4구째 직구(146km)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동점 솔로 아치로 연결했다. 비거리는 135m. 4일 경기에서는 데뷔 첫 멀티히트(3타수 2안타) 달성은 물론 2득점을 올렸다.
삼성은 주축 선수들의 연쇄 부상으로 잇몸 야구로 버텨왔다. 박진만 감독은 "두 달 동안 그렇게 운영했다. 3일 대타 홈런을 친 윤정빈 같은 선수가 또 나올 수 있다. 그동안 출전하지 못한 선수들에겐 경험을 쌓을 기회"라며 "그 포지션에 경쟁하는 선수들이 이번 기회를 잡기 위해 더 열심히 준비할 것이다. 구자욱이 복귀했을 때 팀 뎁스가 두꺼워질 수 있다"고 위기를 기회로 삼았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