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이의리에게 선배 임기영은 수호천사이다.
KIA는 지난 4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사직경기에서 6-0으로 승리, 스윕패를 모면했다. 이의리와 임기영의 1+1 카드가 제대로 작동했다. 이의리는 104구를 던지며 2안타 4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그러나 5회까지만 책임졌다. 6회 정도는 쉽게 갈 수 있는 구위였으나 제구가 흔들리며 투구수가 많았다.
바통을 이은 임기영이 3이닝을 2안타만 내주고 무실점으로 막았다. 4사구는 없었다. 발군의 안정감으로 롯데타선의 추격기세를 잠재웠다. 왜 김종국 감독이 이의리 뒤에 임기영을 붙이는지는 유감없이 보여준 경기였다. 이의리가 빨리 내려가면 임기영이 어김없이 등장한다.
이의리는 올해 11경기 가운데 6이닝을 넘긴 횟수는 딱 한 차례였다. 5월17일 광주 키움전에서 7이닝 9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고 승리를 따냈다. 5이닝을 넘긴 경우도 한 번이다. 나머지는 최대 5이닝 최소 1이닝이었다. 볼넷과 투구수가 많아 3이닝과 4이닝을 마치고 내려간 경우도 잦았다.
이의리를 조기에 미련없이 내리는 이유는 바로 임기영이 뒤에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풍부한 선발경험, 정교한 제구력과 변화구 구사능력을 앞세워 최대 3이닝까지 순삭기능을 탑재했다. 이의리와 임기영이 함께 등판한 경기에서 KIA는 6승4패를 거두고 있다.
특히 이의리의 시즌 5승 가운데 3승은 임기영이 지켜준 것이었다. 바로 뒤에 등판해 상대의 추격의지를 꺾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지난 5월30일 KT와 광주경기에서도 이의리가 5이닝 11탈삼진 1실점을 하고 내려가자 아웃카운트 5개를 퍼펙트로 처리하며 이의리의 승리를 지켜주었다.
임기영은 이의리 뿐만이 아니라 이닝을 잘 먹지 못하는 아도니스 메디나, 윤영철의 뒤에도 등판하곤했다. 마운드에서 타자들과 수싸움에 능하고 맞혀잡는 능력이 좋아 안정감에서는 최고의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멀티이닝을 소화하는 롱맨을 보유했다는 것은 장기레이스에서 큰 힘이 된다. 19경기에서 34⅔이닝을 소화하며 1세이브5홀드, ERA 3.12의 우등성적을 내고 잇다.
19살 루키 윤영철이 선발로 자리잡은 것도 커다란 힘이다. 윤영철이 선발로테이션을 잘 수행하고 있어 임기영도 롱맨으로 변신해 귀중한 활약을 펼치는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만일 불펜에 임기영이 없었다면 몇 승은 날아갔을 것이다. 이의리는 임기영에게 자주자주 한턱을 내야할 것 같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