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에서 수비로 인정받고 있는 김하성(28)을 향해 밥 멜빈(62) 샌디이에고 파드리스 감독도 찬사를 보냈다. 2루수 부문 골드글러브 후보로 김하성을 강력 추천했다.
김하성은 지난 4일(이하 한국시간) 시카고 컵스와의 홈경기에서 기막힌 2루 수비로 펫코파크 관중들을 박수를 두 번이나 이끌어냈다. 3회 2사 2루에서 니코 호너의 우전 안타성 타구에 왼팔을 뻗어 캐치한 뒤 빠르게 스텝을 밟고 글러브에서 공을 꺼내 1루 송구로 연결했다. 안타 확률 36%를 지워낸 호수비에 환호가 터져 나왔다.
이어 4회 2사에선 그림 같은 수비를 선보였다. 댄스비 스완슨의 투수 옆 지나는 중전 안타성 타구를 2루 너머에서 백핸드로 건져낸 뒤 러닝 스로를 했다. 역동작에 송구 거리까지 길었지만 특유의 강견으로 1루 송구까지 정확하게 연결했다. 안타 확률 42% 타구를 아웃 처리하며 이닝 종료. 투수 다르빗슈 유와 글러브 터치로 기쁨을 나눴다.
지역지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도 이날 경기 소식을 전하며 ‘김하성이 2루에서 굉장했다’고 조명했다. 매체는 ‘김하성은 2021년 2루수, 유격수, 3루수로 고르게 출장 시간이 분배됐지만 지난해는 한국에서 7시즌 동안 주 포지션으로 나온 유격수로 125경기 선발출장했고, 3루수로 17경기를 뛰었다. 2루수로는 한 이닝도 뛰지 않았다’며 올해 주전 2루수로 빠르게 자리잡은 김하성의 적응력을 높이 평가했다.
멜빈 감독도 “정말 놀랍다. 유격수로서 모든 것이 익숙한 선수인데 이제는 2루에서 골드글러버처럼 보인다. 2루수로만 뛴 선수들 중에서도 오늘 김하성 같은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선수는 많지 않다”며 웬만한 전문 2루수들보다 더 뛰어난 수비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매체는 ‘김하성은 2루수로 31경기 선발출장하며 DRS(Defensive Run Save, 수비로 실점을 막아낸 수치) +8을 기록하며 메이저리그 전체 2루수 중 1위를 달리고 있다. 유격수로 4경기, 3루수로 16경기를 선발출장하면서 DRS +4를 추가했다’고 설명하며 ‘지난해 내셔널리그 유격수 부문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에 올랐던 김하성은 올해 새로운 포지션에서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2루수 부문 유력한 골드글러브 후보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하성은 “2루수로 뛰는 게 즐겁다. 유격수에 비해 송구에 대한 부담이 훨씬 적고, 공을 잡는 위치가 어디든 송구를 할 수 있다. 넓은 범위를 커버할 수 있어 재미있다”며 “처음에는 내가 골드글러브가 될 것이라고 생각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3년차가 된 지금은 상을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경기에 나가 열심히 내 할 일을 하다 보면 보상이 따라올지도 모른다”는 말로 골드글러브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