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감한 퀵후크→신들린 불펜데이…독한야구로 위닝시리즈, 꼴찌의 반격이 시작된다 [오!쎈 수원]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3.06.05 00: 20

에이스를 5회 5점 차 리드에서 강판시키더니 이튿날 대체 선발을 2이닝 만에 내리고 신들린 불펜데이로 실점을 억제했다. KT가 독한야구를 앞세워 반격 시동을 제대로 걸었다. 
KT는 4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두산과의 시즌 9차전 선발투수로 이름도 생소한 이선우를 내세웠다. 지난달 29일 팔꿈치 통증으로 말소된 외국인투수 보 슐서의 대체 선발이었다. 
이선우는 유신고를 나와 2019년 신인드래프트서 2차 7라운드 61순위로 입단한 잠수함투수로, 시즌 10경기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1.20을 기록 중이었다. 퓨처스리그에서도 4경기(선발 2경기) 1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1.59의 안정감을 뽐냈던 터. 

KT 이선우 / OSEN DB

이강철 감독은 “2군에서 마땅히 올릴 투수가 없었다. 이정현을 생각했지만 어깨가 좋지 않다”라며 “이선우는 현재 평균자책점이 1점대다. 기복이 없고 볼넷이 적다. 스트라이크를 잘 던진다. 퓨처스리그 선발로 던졌고 1군에서도 긴 이닝을 소화했다. 대구에서도 슐서 강판 이후 4이닝을 던지게 했다. 5~60개는 충분히 던질 수 있는 투수다”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1회를 9구 삼자범퇴로 막아낸 이선우는 2회 1사 1루서 호세 로하스 상대 우월 선제 투런포를 헌납했다. 풀카운트에서 던진 9구째 몸쪽 슬라이더(119km)가 야속하게도 담장 너머로 향했다. 이후 김재호에게도 좌전안타를 맞으며 흔들렸지만 장승현을 내야땅볼, 이유찬을 루킹 삼진으로 잡고 이닝을 마쳤다. 투구수는 44개. 
2일 오후 경기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린다.경기가 시작 전 KT 이강철 감독이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2023.06.02 /hyun309@osen.co.kr
3회에도 이선우의 등판이 예상됐지만 이 감독은 선발을 내리고 주권을 올리는 승부수를 띄웠다. 불펜 총력전을 통해 이날 경기를 잡겠다는 의지였다.
강철매직의 승부수는 적중했다. 2이닝 무실점의 주권을 시작으로 손동현과 박영현이 나란히 2이닝 무실점으로 추가 실점을 막은 것. 현재 불펜에서 가장 공이 좋은 세 선수를 차례로 투입해 두산 타선을 봉쇄했고, 타선 또한 3-2로 근소하게 앞선 5회와 6회 추가점을 뽑으며 불펜데이를 뒷받침했다. 
불펜데이의 마지막은 마무리 김재윤이 담당했다. 5월 26일 대구 삼성전 이후 8일을 쉰 김재윤은 5-2로 앞선 9회 등판해 1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6번째 세이브를 신고했다. 
KT는 두산을 5-2로 잡고 2연승을 달리며 지난 주말 대구 삼성전 이후 일주일 만에 다시 위닝시리즈를 맛봤다. 에이스 웨스 벤자민을 5회 과감하게 내린 3일에 이어 이틀 연속 단기전에서나 볼 수 있는 독한야구를 펼치며 침체된 분위기를 바꾸는 데 성공했다. 
이강철 감독은 경기 후 "선발 이선우를 포함해 불펜 모든 선수들이 100% 자기 역할을 다했다. 장성우의 상황에 맞는 볼 배합도 칭찬해주고 싶다"라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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