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제 잘못이죠"...승리에도 멋쩍은 이의리, '100구 5무원' 탈피 실패 [오!쎈 부산]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3.06.04 19: 40

"모두 제 잘못이죠."
KIA 타이거즈 이의리(21)는 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104구 2피안타 4볼넷 8탈삼진 무실점 피칭으로 팀의 6-0 승리를 이끌었다. 이의리는 시즌 5승 째를 수확했다. 
이의리는 최고 153km의 패스트볼(53개)를 중심으로 롯데 타자들을 윽박질렀다. 슬라이더 26개, 커브 11개, 체인지업 4개도 곁들였다. 

KIA 타이거즈 선발 투수 이의리가 사인을 보내고 있다. 2023.06.04 / foto0307@osen.co.kr

KIA 타이거즈 선발 투수 이의리가 역투하고 있다. 2023.06.04 / foto0307@osen.co.kr

하지만 이날 역시도 제구 난조로 경기를 힘겹게 풀어갔다. 1회 선두타자 황성빈에게 볼넷을 내주며 시작했다. 윤동희의 삼진 때 도루 실패가 나왔기에 분위기를 잠시 가라앉힐 수 있었다. 2사 후 전준우에게 다시 볼넷을 내줬지만 안치홍을 범타 처리하며 1회를 넘겼다.
2,3회는 무탈하게 넘어갔다. 4회가 다소 위기였다. 1사 후 안치홍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다. 정훈을 삼진 처리했지만 한동희의 좌익수 뜬공 타구 때 실책이 나오면서 2사 1,3루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전날 끝내기의 영웅 노진혁을 3구 삼진으로 솎아내며 위기를 스스로 극복했다.
최대 위기는 5회였다. 5회 유강남 김민석과 연속으로 풀카운트 승부를 펼쳤고 결국 볼넷을 헌납했다.  황성빈에게 희생번트를 대주면서 1사 2,3루 위기에 몰렸다. 
이후에도 풀카운트가 계속됐다. 윤동희와 풀카운트 승부를 펼치고 삼진으로 처리했다. 전준우도 3볼 1스트라이크의 불리한 카운트에 몰렸지만 결국 풀카운트까지 끌고 갔고 1루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면서 위기를 극복했다. 5회에만 30개의 공을 뿌리면서 투구수 100개가 넘어갔다.
하지만 6회초 타선이 대거 6득점을 뽑아내면서 이의리에게 승리 투수 자격을 안겼고 리드는 경기 끝까지 이어졌다.
경기 후 이의리는 "매번 수비가 길어서 타자 형들에게 죄송한 마음이 있었다. 그래도 계속 이렇게 힘을 내주셔서 감사한 마음이다"라면서 야수들에게 승리의 공을 돌렸다.
이어 "5회까지만 소화하고 내려온 것은 결국 제 잘못이다. 투구수가 많았는데 초반에 위기가 왔고 경기 중반에 스트라이크가 잘 들어갔을 때 더 공격적으로 가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라면서 "또 마지막 이닝에 한 타자 한 타자 집중했었야 했는데 집중을 못 한 것 같아서 아쉽다"라면서 멋쩍게 웃었다.
KIA 타이거즈 이의리가 5회말 무사 1루 롯데 자이언츠 김민석을 볼넷으로 내보내고 아쉬워하고 있다. 2023.06.04 / foto0307@osen.co.kr
KIA 타이거즈 선발 투수 이의리가 1회말 무사 1루 롯데 자이언츠 황성빈의 2루 도루 때 신범수의 송구를 위해 마운드에 앉아 주자를 바라보고 있다. 2023.06.04 / foto0307@osen.co.kr
실제로 이의리는 레귤러 선발로 활약하고 있지만 제구 난조로 이닝 소화력은 부족한 편이다. 올 시즈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의 경기는 단 한 번에 불과하다. 지난달 19일 광주 키움전 7이닝 2피안타 2볼넷 9탈삼진 1실점을 기록한 바 있다.
그러나 대부분 경기에서 5회 이상을 잘 넘기지 못했다. 5이닝 이전에 강판된 경우가 5번(헤드샷 퇴장 포함)이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이닝 당 투구 수는 20.2개에 선발 평균 이닝은 4⅓이닝이었다. 9이닝 당 12.18개의 특급 구위가 있지만 9이닝 당 7.51개의 볼넷을 허용하는 불안한 제구력까지 동시에 갖고 있다.
이의리 입장에서도 속이 탈 노릇. 그렇지만 이의리는 앞으로 더 나아지겠다는 의지를 다시 표출했다. 그는 "제가 제 경기를 편안하게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 그 부분을 집중하려고 한다"라며 "계속 공격적으로 들어가는 것을 생각한다. 예전에는 목표를 크게 삼고 던졌는데 그게 부담감이 생기는 것 같다. 한 타자씩 공격적으로 하려다 보니까 그래도 괜찮아지는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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